▲ 충남조선공고는 직업교육이 곧 인성교육이란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 편안한 학교 만들기에 모두가 한 마음이다. 사진은 방학기간 찜통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학생과 교사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
충남조선공업고등학교(이하 조선공고·교장 이영무)에 들어서는 순간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문구다. 아침 등굣길에서부터 매일같이 반복되는 슬로건을 생각하며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조선공고는 다소 생소한 교명이다. 혹자는 이런 학교가 있었나 할게다. 조선분야의 전문직업인을 배출하는 조선공고는 충남유일의 특성화 고교다. 시작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위상을 달리하고 있다. 위상만큼 명성도 쌓아가고 있다. 그 이면에는 학교사랑과 학생사랑이 한 몫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에 대해 무한한 사랑을 보내고, 학생은 신분에 걸맞게 학교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비록 중학교 시절 상대적으로 학력이 뒤처져 있었지만 조선공고 입학과 동시에 충만한 자신감과 직업관으로 10년후의 자신을 그리고 있는 모습에서 다시 한 번 따뜻한 사람, 편안한 학교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는 이 학교의 인성교육을 살펴본다.
▲직업교육이 곧 인성교육=조선공고의 인성교육은 한마디로 철저한 직업교육에서 비롯된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자신감과 직업관이 뚜렷해지면서 바른품성 함양은 물론 학력신장에도 큰 효과를 나타낸다.
실제 올들어 현재 취업률은 70%를 육박하고 있다. 이중 군산에 위치한 현대중공업에서는 심층면접을 통해 한꺼번에 30명의 학생을 선발, 인성을 겸비한 직업교육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여타 조선관련 업체에서도 바른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조선공고 학생들의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조선공고의 인성교육은 자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자격증만 획득해서는 차별화가 이뤄지기 쉽지 않다. 실력을 갖춰야 경쟁력이 그 만큼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때문에 찜통더위에도 불구, 학생들은 자기계발에 열중이다. 방학기간중임에도 학교 실습장에서 자격증 취득을 위해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해외 인턴십에 4명의 학생이 선발돼 캐나다와 호주로 파견된다.
직업교육을 하는 특성화고라고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다. 중학교 시절 중하위권의 실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력으로 극복한다.
▲ 조선공고 출신인 서천 '오열사' 묘역을 참배하며 나라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
이 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박선호 학생은 “중학교 시절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감에 젖어 있었는데 조선공고에 입학하고서부터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 났다.
▲충=자격증 획득과정에서 장인정신을 배우고 익힌 학생들은 그 과정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교육을 하고 있다. 이중 바른품성 5운동과 연계해 나라사랑 정신을 더욱 강조한다.
지역인물로 월남 이상재 선생의 정신을 본받기 위해 학생들은 저마다 진정한 '충'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월남 선생의 일화를 통해 일제 강점기의 암울했던 현실을 깨닫고 나라사랑이 곧 국력임을 알아 차린다. 뿐만아니라 이 학교 출신인 서천 '오열사'를 알아가면서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바친 선배들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한다. 학생들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나라사랑을 실천하며 '충'의 의미를 되새긴다.
▲효=효는 모든 행동의 근본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 하지만 마음으로만 알고 실천에 옮기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학교 학생들은 부모에 대한 공경심이 있는 사람이 직장생활도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직업기초능력으로 대인관계, 의사소통 등을 부모와의 대화법으로 실생활에서 배우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효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집에서 학교에서 실천중심의 효교육은 내가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 분명하게 해준다. 그리고 스스로 10년후의 자기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 지 채찍질을 가한다.
▲예=기본생활 습관교육으로 사회규범을 중요시한다. 학생들은 수업시간과 실습시간을 뺀 나머지 학교에서의 시간을 좀처럼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 자기주도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면서 사회규범을 지킨다.
뭐 어려울게 있을까하는 부분이지만 지키지 못하면 서로가 불편해지는게 사회규범이다. 그래서 이 학교 학생들은 질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으로 알고 있다.
점심시간때 학교급식실은 질서교육의 장이 된다. 절대 세치기는 용납되지 않고, 식기는 항상 바르게 놓고 식사를 한다. 식사후에는 앉았던 의자를 바르게 하는 등 식탁을 정리하고 자리를 뜬다. 이 모든 것들이 선후배의 자발적인 지도하에 이뤄지고 있어 효과는 배가된다.
●충남조선공업고등학교는?
충남조선공고는 1940년 장항농업전수학교로 출발했다. 이후 1967년 장항농공업고등학교, 1978년 장항공업고등학교로 교명이 변경됐다. 그러다 2007년 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2009년 다시 현 교명인 충남조선공업고등학교로 변경하고 조선분야 특성화 고교로 지정,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 특성화고 기피현상, 고학력시대에 대한 기대수준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오던 충남조선공고는 따뜻한 사람 편안한 학교만들기 노력으로 다시금 학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100명의 학생정원 채우기에도 급급해야 했지만 조선분야 특성화고로 지정된 이후 이제는 지원학생을 떨어뜨려야 하는 등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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