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중고차매매단지 불법 '온상'

농지 무단전용·무허가 건축 등 성행… 철저한 조사 원상복구 절실

천안지역 일부 대형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에 농지 무단전용과 무허가 건축 등 각종 불법이 횡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 같은 불법행위가 수년째 만연했지만, 처리부서마저 제각각으로 제때 대처를 하지 못하는 가운데 민원을 빙자한 각종 이권개입 등 복마전을 이루고 있다.

21일 천안시와 중고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자연녹지를 이용해 대형 매장을 개장한 중고자동차 매매단지들이 부족한 전시장 등을 확장하려고 무허가 건축 등 불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실제 천안시 용곡동 남천안 중고자동차 매매단지는 농지와 임야 등 5필지 2602㎡를 무단전용해 불법으로 매장과 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무허가 건축물도 매매단지 내 249㎡(76평)에 달하는데 그동안 단속에 제대로 적발되지 않다가 최근 민원으로 이 같은 불법이 드러나 원상복구 절차를 밟고 있다.

인근 천안시 구성동 천안중고자동차매매단지 역시 논밭 등 농지 5필지 1028㎡를 전시장으로 불법 전용했다가 적발됐다.

이 매매단지는 지난해 무려 300㎡(100평) 크기의 무허가 건물을 신축했는데 기존 사무실이 있는 곳에도 72㎡(22평)의 무단 증축사실이 적발돼 원상복구를 명령받았다.

지난해에도 단지 내 농지를 훼손해 전시장 등으로 사용하다 적발됐는데, 단지 입구 완충녹지를 훼손해 대형 아치간판을 세우는 등 각종 불법으로 영업을 해왔다.

이처럼 대형 중고자동차 매매단지들의 불법이 만연하는 것은 자연녹지를 이용해 영업장을 개설하고는 부족한 전시장과 매장 등을 주변 농경지의 무단 전용 등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중고 자동차단지의 불법행위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로 최근 이들 매매단지의 약점을 이용해 민원을 빙자한 각종 이권개입 의혹마저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불법행위가 수년째 이뤄지는 점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용곡동 자동차매매단지는 2008년 불법건축물이 신축돼 3년째 사용됐지만, 그동안 적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관계자 A씨는 “일부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의 불법행위는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마치 부패의 먹이사슬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 적발되지 않은 단지들의 불법행위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된 해당 매매단지에 대해 토지형질변경 원상복구를, 무허가 건축물은 철거 1차 계고를 했다”며 “불응할 경우 고발 등 강력히 행정처분 하겠다”고 밝혔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