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앞서 나온 대책들이 효과가 미미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수요가 많은 가을 이사철을 바짝 앞두고 대책이 나와 당장 단비를 뿌려주기 어렵다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진정세를 보이나 싶던 전셋값은 상승세가 확대되는 추세다. 전셋값 상승의 요인 중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같은 지역적 특수성도 들어 있다. 상대적으로 매물이 부족한 충청권의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수도 있는 형편이다.
현재 전셋값 누계 상승률은 200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중이다. 서민 전세입자에게 빚을 권하는 것 역시 한정적인 대책이 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단기적으로 가을 전세대란 방지 효과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수도권과 지방을 막론하고 번지수를 잘못 찾은 정책이 될 개연성마저 있다.
의도한 대로 과연 따라줄지도 관건이다. 세제와 공급, 자금 지원을 모두 동원했지만 실효를 거두기 위한 시간이 너무 적다. 해당 부처 간 조율을 거쳤다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을 이달 말까지 전면 중단한 것도 엇박자 중 엇박자다. 집을 사서 세놓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전월세 대책 기조와도 정면으로 어긋난다.
지역 시장에 미칠 공급효과를 보면 별로 나아질 게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에 전셋값은 언제든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이를 억제하는 데 8·18대책이 얼마나 약발이 있을까. 특히 다주택자 위주로 형성된 전세시장에 세입자 관점이 아닌 임대인 관점의 대책이라는 것도 이번 대책의 취약점이다.
지자체 관련 대책도 있다. 재개발, 재건축 이사 수요가 특정 시기에 몰리지 않도록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막상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세제지원 내용이 많지만 이 역시 각종 세법 개정이 전제다. 불안한 금융시장과 수직곡선을 그리는 물가를 감안해 봐도 종전대책과 같아서는 전세대란을 막지 못할 것이다. 특히 대전발, 충청발 전세대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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