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노조 신체검증은 인권유린”

노동계 '충남청 규탄 결의대회' 법적대응 밝혀… 경찰도 강력반박

▲ 민주노총 대전·충청 조합원들이 18일 충남지방경찰청 앞에서 유성기업 사태에 대한 불공정한 공권력 집행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이민희 기자 photomin@

유성기업 사태가 법원의 중재로 일단락됐지만 수사 과정에서 촉발된 경찰과 노동계의 갈등의 골이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인권유린은 물론 강제수사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노동계와 이를 반박하는 경찰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대전·충남·북본부와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3시 충남경찰청 앞에서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충남청 규탄 충청권 지역본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경찰은 지난 11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에 대해 국과수 사진 촬영 및 채증을 위해 경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며 “노동 또는 시국사건에 듣도 보도 못했던 신체 검증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 또는 조직폭력 사건 등에만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신체 검증을 강요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노조원의 자녀에게 출석 요구서를 받게 하고 사진을 찍는가 하면 소환 대상자 부친에게 채증 사진을 보여준 뒤 아들이 맞느냐며 조롱하는 반인권적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동계는 이같은 경찰의 행위에 대해 인권위 제소와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혀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안마다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신체 검증과 관련해서는 “채증 사진을 제시했음에도 본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노조원 10명에 대해 본인 여부를 판명하기 위해 국과수에 의뢰, 3D 비교시험을 하려는 것”이라며 “대상자 명예를 고려해 본인 동의를 받으려고 했지만, 대상자들이 거부해 법원의 영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인권적 수사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소환대상자 및 성인이 없어 어린이에게 출석요구서를 받게 하고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합법적인 행동이었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 사안을 감안, 추후 출석요구를 인편에서 우편, 전화, 문자 등으로 전환했다”고 해명했다. 또 “소환 대상자 부친에게 채증 사진을 보여주며 확인을 부탁한 적은 있지만 결코 조롱하지는 않았다”고 노조 주장을 반박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