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일 사회단체팀장 |
지난 주말 아주 오랜만에 장동 삼림욕장 계족산을 찾았다. 지난해 연초에 강화도 원니스 수양관에서 열린 한국웃음연구소 주최 행복여행을 취재갔다가 웃음 치료로 암환자와 우울증 환자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겨준 웃음학의 대가 이요셉 소장을 알게 됐다. 이요셉 소장이 오는 9월17일 전국의 웃음친구 100여 명과 함께 계족산에서 '이요셉과 함께하는 계족산 황톳길 맨발걷기'를 한다고 연락이 왔다. 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에서 한국웃음연구소내 스마일산악회 회장단 세 명이 지난 주말 계족산 답사를 온다기에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한 선양 조웅래 회장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조 회장은 이날 스마일산악회 회장단에게 황톳길 걷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유머러스한 안내 멘트로 참가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스마일산악회 회장단은 계족산의 황톳길 맨발걷기에 완전히 매료당해 대전으로 이사 와서 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대전에 전국에서 하나뿐인 맨발 황톳길 코스가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다음 달 전국에서 모이는 웃음친구들도 분명 계족산 황톳길 걷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전국 유일의 숲과 황톳길 전문 해설사 조 회장의 안내에 따라 일행과 함께 맨발로 황톳길을 걷다보니 지난 5월 계족산에서 열렸던 국제설치미술제 출품작들이 황톳길 등산로 곳곳마다 그대로 전시돼 있어 문화가 살아 숨쉬는 멋진 산속의 갤러리가 된 느낌이 신선했다. 나무가 울창하니 그늘이 많아 햇빛에 얼굴이 그을릴 염려도 없고 황톳길 경사도 완만해서 등산 초보자와 여성들과 노약자들이 걷는데도 전혀 지장이 없어보였다. 산세도 아기자기하고 예쁜데다 굽이 굽이 이어지는 황톳길의 시원한 감촉이 좋아 맨발 산길 걷기의 묘미가 절로 느껴졌다.
계족산 황톳길이 '에코힐링'의 대명사가 될만도 했다.
에코힐링(eco-healing)은 ecology(자연)와 healing(치유)의 합성어로 '자연 속에서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을 통한 치유가 바로 에코힐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에코힐링은 단순히 신체적인 질병 치유와 건강의 의미를 넘어서서 정신적으로도 안정된 건강한 삶을 표현하는 폭넓은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맨발로 황토흙을 밟았을때 느끼는 그 부드럽고 시원한 촉감이 무한한 행복감을 주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에게는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경험자들에 의하면 맨발로 걸으면서 흙의 기운을 받고 숲의 정기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깨끗이 해소되고, 고혈압, 불면증, 무좀에도 특효가 있고,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지고 얼굴이 밝아지고 활기가 생긴다고 하니 거의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사람과 자연과 문화예술이 함께 어우러져 친환경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제고하며 전국의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는 계족산이 세계인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전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계족산 숲속 황톳길이 지난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5월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선정됐다고 한다. 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다는 세이셸공화국의 미셸 대통령도 조 회장의 초대를 받아 계족산 황톳길을 맨발로 걸은 뒤 깊은 감명을 받아 희귀 육지거북 한쌍을 선물한 선례만 봐도 계족산 황톳길은 이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20억원을 들여 계족산에 황톳길을 조성하고 매년 5억원을 들여 황톳길을 정비하는데다 황토의 매끄러운 감촉과 적당한 수분 유지를 위해 비가 오지 않고 가물때는 살수차까지 동원해 물을 뿌려가며 황톳길을 가꾼다는 조 회장의 정성에 감탄하게 된다. 조 회장은 산을 오르며 건강도 다지고 신선한 아이디어도 짜내고 직원들과의 허물없는 대화와 시민들과의 즐겁고 행복한 교감에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조 회장의 바람대로 대전시민들이 자연속에서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에코힐링을 실천해보는 것도 참 의미있고 소중한 일일것 같다. 세계 유일의 맨발문화예술축제를 즐길 수 있는 곳 계족산은 대전의 큰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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