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리한 수사 논란

대전지법, 유사수신 혐의 18명 전원 '무죄' 경찰 “1심 판결 불과” 변호인측 비난에 발끈

펜션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유사 수신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모 토건 직원 18명이 법원에서 전원 무죄가 선고돼 경찰 수사가 무리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동부경찰서는 2009년 10월께 여수지역 펜션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 632명으로부터 53억원을 편취한 A토건 대표 B(35)씨 등 18명을 유사 수신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업체 측이 당시 구체적인 이자 수익률과 임대 수익금을 밝히면서 투자자를 모집했기 때문에 확정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돈을 모을 수 없도록 한 '유사 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저촉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B씨 등은 검찰에 송치된 후 보강수사를 거쳐 기소됐다. 하지만 얼마 전 대전지법은 B씨 등의 행위가 유사 수신 행위로 볼 수 없다며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토건 직원들이 분양 상담을 하면서 수익과 분양 수익을 볼 수 있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하지만,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 부담 하에 전매 또는 임대를 통해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지 A토건 측이 분양대금을 초과하는 금원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보이지 않아 유사 수신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무죄가 선고되자 피고인 변호인 측은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피고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 사건 변호인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A토건은 투자자 상당수가 분양 계약 해지와 환불을 요구하면서 파산 위기에 몰렸다”며 “경찰의 지나친 수사 탓에 건실한 기업체 및 종업원들이 막대한 정신적·경제적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매우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종 판결도 아니고 이제 1심 판결이 난 것이고 검찰 항소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변호인 측이 경찰을 비판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