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촌 인근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림(39·유성구 노은동)씨는 원유값 인상 소식에 메뉴 가격인상을 놓고 고민중이다. 원유값 인상으로 재료비 부담이 커졌지만, 얼마 전 가격을 올린터라 가격 인상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씨는 “인근에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생기면서 손님이 확 줄었는데, 원유가 인상이라고 또다시 메뉴가격까지 인상하면 경쟁력까지 잃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원유 가격이 16일부터 ℓ당 138원 인상되면서 우유 및 유가공식품의 가격인상도 예고되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와 우유업체는 16일 원유가격을 ℓ당 '130+α원' 인상키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ℓ당 704원인 원유 가격은 이날 합의로 ℓ당 130원 인상과 체세포수 1, 2등급 원유에 부여하는 인센티브 가격인 ℓ당 8원 등 총 138원(19.6%) 인상된 842원이 된다.
원유값 인상으로 흰 우유를 비롯해 분유와 커피 음료 등의 가격 인상도 예고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우유업체에 연내에는 우유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우유업체들은 인건비와 전기료 상승 등으로 생산비 증가 부담이 커지는 만큼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원유값 인상에 이어 우유 가격까지 인상될 경우 업계에서는 2200~2300원인 흰우유 1000㎖(1ℓ) 가격은 300~400원 가량 오른 2600~27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우유를 주재료로 하는 분유와 커피는 물론, 제과, 제빵 등의 연쇄 물가 인상도 예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올초부터 제과와 제빵 등의 가격이 인상된 후여서 이들 제품의 가격이 또다시 오를 경우 소비자들의 부담은 물론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과 커피전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동네 빵집과 커피숍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주부 최향심(40·서구 괴정동)씨는 “당장 아이들 우유값은 물론, 과자나 빵 가격도 또한번 오르지 않겠느냐”며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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