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은 연구비 관리의 자율성 확대와 책무성·투명성을 제고하는 안을 담은 대학 연구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연구재단은 연구비 집행에 대한 규제완화를 통해 집행의 자율성을 높이는 대신, 연구비 부정 사용에 대해선 연구자에게 엄격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
연구재단은 연구비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시 점검 기능 가동 등 연구비 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교과부와 연구재단은 지난 9일 열린 선진화 방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대학 연구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보완, 늦어도 올해 말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공공연구노조 이광오 정책국장은 과학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출장비를 정산할 때 반드시 서류를 증빙하도록 해 부정의 소지를 없애고 각종 연구비 부정 사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내부자 고발제도(휘슬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부 윤리 강령을 보다 강화하고, 연구비 부정사용 과학자들에 대해선 엄격한 처벌이 요구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연연 연구원은 “출연연 내부 감사 자체가 대부분 서류로 진행되다 보니 허위 인센티브 부여, 허위 출장비 청구 등의 문제를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며 “감사 기능을 현장 확인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연구비 과다 청구나 유용, 횡령의 문제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는 사례가 상당수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구비 부정사용자는 과학계에서 일정기간 '퇴출'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참여연대 금홍섭 사무처장은 “국민의 세금인 출연연의 연구비가 부정하게 집행되는 것을 관행으로 치부하는 문화가 우선 사라져야 한다”며 “연구비 집행 내역을 구성원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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