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새끼꼬기-필수소재 생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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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찬]새끼꼬기-필수소재 생산기술

  • 승인 2011-08-16 14:08
  • 신문게재 2011-08-17 21면
  •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요즈음은 햇빛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루한 장마라 하기에는 이상하리만큼 비가 내린다. 얼마 전만해도 지금은 강한 햇살이 내리 쪼여서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풍성한 가을을 기대하면서 흐뭇한 날들을 보내던 때다. 이 시기가 그 간 애써온 농사일에 대한 피로를 풀기 위해 여러 가지 놀이와 음식을 준비하여 영양도 보충하고 가을걷이를 위한 기운을 보충하던 농한기였다.

시원한 물가에서는 물놀이를 즐기고 얼룩백이 황소는 한가로이 풀을 뜯는다. 동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 고누나 공기놀이 등을 하고 한 켠의 원두막에서는 풀피리를 불기도 하고 참외와 수박 잔치가 벌어진다.

그러나 농한기라 하여 늘 이렇게 한가하게만 보냈던 것이 아니다. 이 때에는 가을걷이를 위한 기초자재준비를 하였다. 대장간에서는 이제까지 써서 닳거나 무딘 낫과 호미 등 농기구를 벼려서 새롭게 만들뿐만 아니라 내년 이맘때까지 쓸 여러 가지 연장들을 만들었다. 느티나무 밑이나 시원한 그늘막 아래서는 가마니도 짜고 멍석, 삼태기, 메꾸리 등 가을 곡식을 펼쳐 말리거나 갈무리 할 수 있는 생활용품들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새끼꼬기는 이러한 생활용품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었다. 새끼는 농촌생활에서 가장 필수적인 용품이었다. 지금의 비닐끈이나 나일론줄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빨래줄에서부터 지붕의 이엉을 잡아 매거나 요즈음의 와이어줄처럼 여러겹을 꼬아서 강한 밧줄을 만들거나 안 쓰이는 곳이 없었다. 이 같은 새끼를 꼴려면 먼저 길고 질긴 볏짚을 잘 골라서 아래쪽의 검부러기를 잘 추려 낸 다음 물을 안개같이 살짝 뿜어 부드럽게 만든다. 부드럽게 된 볏짚을 손바닥에 비비면서 잘 꼬아 만들면 된다. 대부분 오른쪽 손바닥으로 비벼서 꼰다. 하지만 금줄이나 제사용 새끼줄은 왼손으로 비벼 꼬기 때문에 왼 새끼라고도 한다.

지금도 여러 가지 행사에서 새끼꼬기가 인기가 있다. 이러한 새끼꼬기는 어른에게는 추억을 심어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심어준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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