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년 간 환수 조치된 연구비만 42억여원에 달했고 81개 연구팀은 참여제한 조치를 받았다. 연구비의 용도 외 사용 사례를 유형별로 분석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후 제재 조치 강화 못지않게 관행이라는 이름의 연구비 유용을 사전에 막는 철저한 차단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적정한 연구비 집행 실태는 최근 지적된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유사·중복 연구와 함께 연구 효율성 강화 차원에서 함께 다뤄져야 할 문제다. 예산 조율 등 사전 관리를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연구비가 효과적으로 집행돼야 연구 성과도 높일 수 있다.
각 연구기관에서 연구비를 부적정하게 집행하는 유형 중 연구비나 장비 구입 비용 부풀리기, 인건비 착복 등은 고질적으로 사례다. 이를 봐도 제도 개선은 결국 연구자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연구비 관리 운영 실태만이 아니라 연구현장의 의견을 참고해 연구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국내 최대 연구비 지원·관리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의 사례만으로도 연구비 운용 실태를 여실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최근 연구비 환수가 늘어난 것은 투자 규모가 확대될수록 연구비의 부적정한 사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을 보여준다. 제도 탓만은 아니다. 연구과제 선정부터 기관 평가제도 강화 등 기존 시스템이 잘 작동하기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심하진 않았을 것이다.
보도된 것처럼 연구비를 제멋대로 쓰는 그릇된 관행도 바로잡아야 하지만 규정을 잘 몰라 범법자가 되는 경우도 없어야 한다. 연구비 환수나 참여제한 조치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창의성 발휘, 연구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연구비 관리의 자율성 확대와 투명성 제고라는 두 바퀴가 모두 튼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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