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순례 할머니가 생애 처음 쓴 시 '첫날밤' |
'ㄱ, ㄴ, ㄷ'도 모르던 노순례(68) 할머니가 1년여에 걸쳐 한글을 뗀 뒤 난생 처음 쓴 '첫날밤'이란 시다. 시를 쓰면서 시상을 떠올리기보다 맞춤법에 더 신경을 쓰느라 겨우겨우 한 글자씩 써내려간 할머니의 생애 첫 작품이다.
노 할머니는 자식을 낳고 기르며 뒤도 돌아볼 새 없이 힘겹게 살다가 글을 익히고 시를 배우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자신의 생애를 시로 담아내는 기쁨을 맛보았다.
할머니가 시를 쓰게 된 것은 대덕문화원의 '나의 삶, 시가 되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인생을 반추하고 옛 기억들을 들춰내 시로 엮어가고 있다.
대덕문화원은 '나의 삶, 시가 되다' 뿐만 아니라 '나의 삶, 그림이 되다', '나의 삶, 노래가 되다' 등 지역 노인들이 나만의 자서전을 만들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대덕문화원은 지난 12일 대덕문화예술교육 활동가 워크숍을 가졌다 |
대덕문화원 임창웅 사무국장은 “개개인의 삶을 그림으로, 노래로, 시로 엮어내는 과정에서 노인들의 자신감이 회복되고 지역이 문화예술로 하나 되는 것을 느꼈다”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배우겠다는 간절한 생각만 있으면 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이 재생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처럼 다채로운 문화예술교육은 올해도 계속된다. 지난 12일에는 대덕문화예술교육 활동가 워크숍이 열려 프로그램 개발과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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