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선 바르게살기운동 대전시협의회 사무처장 |
우리 민족은 본래 심성이 곱고 어진 까닭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예의 바르고 따뜻한 인정을 가진 민족이었다.
황급히 달려온 목마른 나그네를 위해 표주박에 버들잎을 띄워주는 우물가 아낙네의 배려는 한민족의 친절한 심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수많은 침략과 모진 가난에 시달리다 보니 남을 배려할 마음의 여유는 점점 사라지고 나만을 챙기는 이기주의가 만연한 세상이 된 것이 아닌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급속한 경제발전이 가져다준 물질만능주의 후유증은 정신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 것 같다.
혼잡한 지하철 또는 버스 안에서 남의 발을 밟거나 내 발을 밟히는 경우를 자주 체험한다. 이때에 우리는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 일상의 관습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그 상황을 좀 더 분석해 보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죄할 뿐이고 피해자는 못마땅하게 상대방을 쳐다보는 경우를 많이 본다. 반면에 가해자가 아닌 밟힌 쪽에서도 자연스럽게 미안하다는 말이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마치 당신이 지나가는 자리에 하필 내 발이 있어서 미안하게 됐다는 식의 인사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참으로 아름답고 겸손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 사회도 친절한 말씨가 몸에 배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시하는 인사말이 생활화되어 가는 것 같아 내심 흐뭇하기도 했다.
사회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친절한 말씨 하나로 대인관계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 격언이 바로 친절한 말씨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금언이라고 생각한다. 웃는 얼굴에 누가 침을 뱉겠는가. 그러나 친절한 말씨에는 진실이 담겨있어야 하고 따뜻한 감정이 깃들여 있어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의 불친절이 국제사회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많이 친절해졌다고는 해도 아직도 멀었다는 사람도 많다. 좀더 친절해질 필요가 있다.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욱이 명심할 일이다.
얼마전 가족과 식당에 식사하러 갔다가 그 식당 종업원의 불친절에 마음이 상해서 다시는 그 식당을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친절은 손님을 내쫓는 행위다. 한국을 여행하고 돌아가는 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인에 대한 인상과 추억은 국경이 없는 지구촌시대에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된다. 외국에 나가 초행자가 길을 물어 보게 되면 그 나라 사람의 친절도를 측정할 수 있다.
얼마 전 영국의 어느 여론조사 기관이 여행을 자주 하는 사업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불친절한 도시로 프랑스의 파리를 꼽고 있었고, 불명예스럽게도 우리가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었다. 파리는 비록 시민들이 불친절해도 세계적인 문화예술 도시라는 이점을 갖고 있어서 세계 도처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게 문제다.
오늘날 국제수지에서 관광수입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굴뚝 없는 산업인 관광업의 활성화는 경제 발전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따라서 관광업의 발전은 업계와 그 종사원의 노력만으로는 미흡하고 모든 국민이 관광요원이 된다는 생각으로 친절한 행동을 보여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전국 16개 시·도 중 대전시민의 친절도가 1위라고 하고, 공무원 역시 친절도가 1위라는 조사 결과가 있어 대전시민으로서 흐뭇했다.
친절은 사회를 밝고 화목하게 만드는 필수 요소다.
'친절'이라는 덕목이 사회와 접목될 때 세상은 따뜻해지고 마음은 풍요롭게 되며 행복감을 증진시킨다고 생각한다. 친절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하는 활력소인 동시에 인생의 맛을 더해주는 양념의 구실을 한다. 내 가족과 내 이웃에게 많이 베풀고 친절하게 대하도록 하자. 그게 바로 내가 행복해지고 내 가족이 행복해지고 내 이웃이 행복해지고 내 나라가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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