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유승민 최고위원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유 최고위원은 “공천은 이야기만 하면 블랙홀이 된다. 판도라의 상자다”라며 최근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지적했다.
그는 “물리적으로 8월 말까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뭔지 걱정스럽다”며 “당 대표를 중심으로 공천에 대한 투명한 일정을 정하고 원칙과 기준, 시스템을 정할 당내 기구를 어떻게 만들지 정리해 두는 것이 혼란을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경원 최고위원이 공천개혁특위에서 마련한 안을 토대로 8월 말 최고위원들이 공천안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당장 당내 혼란 등으로 공천 시스템을 정비할 여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관련 작업에 대한 일정만을 정하고 이를 관리할 기구를 당내에 두자는 것이다.
이에 곧바로 나 최고위원이 자신의 안으로 이달말 대강의 합의는 이끌어내고 구체적 논의는 늦게해도 된다며 “게임의 룰을 늦게 정하면 자의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맞받았다.
그는 “사무총장 인선 당시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관행과 달리 대표 마음대로 공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8월 말까지 국민경선안을 통과시킨다는 조건으로 (사무총장 인선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천시스템 정비의 일정, 범위에 대한 시각에 최고위원들이 각각 온도차를 보이면서, 관련 결론은 “나 최고위원이 제출한 공천개혁안을 중심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공천일정을 정하겠다(김기현 대변인)”고 두루뭉술하게 맺어졌다.
당초 8월 말 발표라고 못 박았던 부분도 이날 회의에서 다시 불확실해졌다.
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에서 공천시스템의 어떤 부분까지 정할지, 정확히 언제까지 할지는 오늘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전략공천 비율 문제가 가장 첨예한데, 공천일정을 정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정리도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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