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제상 (사)미래물문화연구소 이사장 |
대전은 그래도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다. 홍수와 가뭄으로 부터 고통 받는 일이 적고, 먹는 물 또한 타 도시에 비해 싸고 풍부하다. 18세기에 저술된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풍수지리가 좋고 토질이 비옥해서 후세에 번창할 곳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근대이후 대전은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앞으로도 21세기 최첨단 계획도시인 세종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과학비즈니스 벨트 그리고 금강을 통한 서해안시대를 여는 미래의 중심도시로서 참으로 기대가 크다. 이렇게 대전이 근대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은 역시 철도였다. 그리고 고속도로가 관통 하면서 중부권의 중심도시로 거듭나게 되었다.
또 하나 대전을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 하게 되기까지는 뭐니 뭐니 해도 대청댐의 역할이 컸다. 대청댐은 도시발전에 꼭 필요한 물 문제를 해결해주었고 자연재해로부터 대전을 지켜주는 보루가 되었다. 대청댐이 건설되기 전 대전천 주변 구도심과 서구, 유성구, 신탄진 일부지역은 홍수 피해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아니었다. 1977년 대전천이 범람하여 중앙시장 일대에 피해가 있었고, 현재의 신탄초등학교는 홍수가 나면 운동장이 물에 잠기고 문평동 인근에 사는 학생들은 수업시간 중에 하교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한다.
1977년 7월 6일 대전지방 강수량은 137.6㎜, 시간당 최고 45.6㎜ 비가 내렸다. 대전지방 기상청에 의하면 1984년과 1987년에도 1977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고, 금년 7월 10일 하루231.5㎜, 시간당 45㎜, 그리고 7·10일 전후로 내린 강우량이 500㎜이상을 기록하였다. 1981년 대전지방 기상청 관측이후 최고치를 경신 했다고 한다. 그러나 몇 군대 작은 피해는 있었지만, 3대하천이 범람 하거나 주변지역이 침수하는 일은 없었다. 이처럼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려도 우리가 살고 있는 대전이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는 것은 대청댐이 버텨주기 때문이다.
대전은 외곽으로 금강본류가 흐르고 시내 중심을 흐르는 3대하천이 삼천동에서 하나가 되어 신탄진에서 금강과 합류한다. 때문에 금강본류의 강수량과 수위는 시내를 관통하는 3대하천의 흐름과 수위를 좌우하게 되어있다. 만약 대청댐이 없다면 홍수 시 금강본류의 수위가 높아져 시내중심의 하천물이 빨리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둑이 범람하여 침수될 위험이 크다. 이번에도 1977년 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비가 내렸지만 만년교와 원천교 주변에 홍수경보를 발령하고 대비하는 선에서 종결된 것은 대청댐에서 본류의 물을 막아준 덕분이다.
두 번째로 과거에 범람한 적이 있는 구도심의 대전천이 더욱 안전해진 것은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가 철거되었기 때문이다. 하천을 복개하고 세워진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는 하천에 많은 기둥을 설치해 물의흐름을 방해하고 부유물들이 기둥에 걸려 홍수 시 물이 범람하는 원인이 되었다. 다행히 지난번 입주 상인들의 민원과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 당국이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 철거를 통해 친환경적이고 시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하천과 자연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하천으로 되돌려 놓은 것은 미래의 대전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한 도시가 태어나고 발전되는 것은 자연 조건과 정책이 조화롭게 융합되어야 살기 좋고 미래가 있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작금의 서울 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대전이 앞으로 더욱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3대 하천을 활용한 친수환경 조성과 이상기후 현상에 대비한 보다 강화된 수해예방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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