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예산 조례 정부기준 미달”

천시협 “민관추진단 논의과정 무시” 비난… 市 “시민의견 들어 제출할 것”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천시협)는 9일 천안시가 주민참여예산조례를 추진하면서 민관추진단 논의과정을 무시하거나 행안부 표준안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며 개선대책을 요구했다.<표 참조>

천시협은 이날 '천안시 진정 주민참여를 바라는가'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공개모집비율, 위원장과 당연직위원장 규정 등 행정안전부 권고안보다 후퇴한 천안시 조례입법안의 수정을 촉구했다.

성명에서 천시협은 “지방재정의 시민참여를 의무화시키는 지방제정법 개정에 따라 천안시, 천안시의회, 시민단체가 참여해 '천안시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위한 추진단(이하 추진단)'을 진행했었다”며 “천안시는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동안 추진단에서 합의된 내용을 무시하고 지난달 21일 조례안을 단독 입법예고해 시행의지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 조례안이 행정자치부가 제시한 표준안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개선대책을 요구했다.

천시협은 “천안시 입법예고 조례안을 살피면 2007년 시 스스로 추진하려한 읍·면·동 지역회의조차 빠져있다”며 “주민참여예산위원장을 부시장이, 분과위원장은 시청 국장들이 맡는 것은 주민자치를 배제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위원장 선출에 대해서는 호선을 주장했다. 천시협은 “행안부 권고안을 보면 위원장과 분과위원장을 호선(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의원회의 독립성과 주민자치기구의 성격을 보호하기 위해 위원장에 공무원을 배제하고 민간위원 가운데 호선할 것”을 주장했다.

전체 위원 가운데 공개모집 절차에 따라 민간위원을 절반 이상 선출할 것도 요구했다. 천시협은 “행안부 표준안에는 민간위원 공개모집을 2분의 1 이상으로 하고 있지만, 천안시안은 이보다 낮은 3분의 1로 했다”며 “이는 주민참여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독소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회 등 지원체계를 갖출 것도 요구했다. 천시협은 “주민참여예산조례를 제정한 지자체 61곳 가운데 34개(56%) 지역에서 연구회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며“실질적으로 주민참여예산제를 운영하려면 이같은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인 천시협 집행위원장은 “지난 8개월간 추진단 논의과정을 무시한 천안시 주민참여조례안은 집적민주주의를 거부하고 지방자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시가 진정 주민참여를 바라는 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 주민참여예산제 조례안을 제출한 것은 다양한 시민의견을 듣기 위함”이라며 “입법예고안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시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