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임명된 출연연구기관장들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10곳과 교육과학기술부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11곳을 합쳐 모두 21곳이 원장 공모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은 공모를 앞두고 있다.
대규모 원장 공모에 따라, 현 원장 연임 저지를 위한 투서 또는 유력 인사를 향한 비방 문서들이 떠돌아 정보기관이나 감사 당국이 대덕특구 출연연에 대한 자료 수집 및 현장 확인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1일 원장 공모 최종 3배수 발표 후 최종 선정 절차를 앞두고 있는 대덕특구 한 출연연에 최근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실 감찰팀이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원장이 최종 3배수에 포함되는 등 현 원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자 불만을 가진 내부에서 국무총리실쪽에 투서를 보냈다는 루머가 퍼져 있다.
앞서 한국기계연구원도 지난 6월 중순께 원장 공모를 며칠 남기고 투서가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실에 접수돼 진통을 겪고 있다. 출연연 안팎에선 승진에 누락된 내부 인사가 이번 원장 공모에 지원할 인사와 결탁해, 현 원장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투서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전 직원은 지난달 초 원장 공모가 시작되자, 정부 감사기관이 아닌 언론쪽에 현 원장 연임 저지를 위한 악의적 내용을 담아 배포했다.
오는 10월 임기 만료되는 국가수리과학연구원도 내부자 고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5월 출연연 가운데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수리연 고위 관계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또한 지난 4월 진행됐던 5개 대덕특구 출연연 원장 공모에서도 유력 후보의 진출을 막기 위해 내부 고발이 상당수에 달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실제로 당시 한 출연연의 경우, A 후보가 최종 원장 발표 직전 내부 고발로 낙마한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기관장 공모에 출연연 직원들이 휘말리면서 해당 기관 업무가 사실상 중단 일보 직전에 치닫는 등의 부작용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장 공모 때마다 몸살을 앓고 있는 투서전쟁때문에 원장 공모제를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원장 공모할 때마다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투서로 출연연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원장 공모제를 폐지하고 다른 선출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국가발전에 더 나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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