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관]세종시의 자족성 찾기 위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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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관]세종시의 자족성 찾기 위한 고민

[경제칼람]이재관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준비단장

  • 승인 2011-08-07 13:13
  • 신문게재 2011-08-08 21면
  • 이재관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준비단장이재관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준비단장
▲ 이재관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준비단장
▲ 이재관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준비단장
요즘 세종시를 두고 말이 많다.

국회의원과 초대 세종시장 및 교육감을 동시 선출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욱 그럴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예비 후보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세종시에 대한 각자의 비전과 역할을 선거구민에게 호소하고픈 욕심이 나는 게 당연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주민에게 세종시의 발전과 자족성을 높이기 위해 진정 고민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화두를 던져보는 것도 필자의 책임이라고 본다.

후보자가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하길 기대하면서도 그러한 정책방향의 추는 상당 부분 유권자에게 있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조금 눈을 돌려보자. 2030년까지 세종시에 22조5000억원이 투입되고, 그 중 정부예산이 8조5000억원에 이른다. 또 얼마전 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와 기능지구가 대전과 연기, 천안, 청원 등 충청권으로 지정되면서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도 2조3000억원에 이른다. 또 충북 오송의 첨단 의료복합단지에도 4조3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줄잡아 29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세종시를 비롯해서 인근 지역에 투입된다는 얘기다. 지도를 놓고 보면 지역간 인위적인 경계가 있을 뿐이지 세종시와 대전, 천안, 오송이 전부 인접한 하나의 권역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트라이앵글파크와 같은 선진 사례를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 지역이 그것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것은 단순한 재정투자의 규모만이 아니라 지역간 산업의 연계성과 보완성이 높기 때문이다. 거기에 오송 첨복단지와 세종시, 과학벨트 등 정부를 상대로 충청권 자치단체가 하나되는 과정에서 그 어느 지역에서도 갖지 못한 협력적 우호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대단한 힘이자 앞으로 난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다.

이제는 이것을 구체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작은 크게 보았는데 추진하는 과정에서 좁게 보고 접근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도 세종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를 되묻고 싶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종시 출범을 위해 작은 역할을 하면서 참 고민이 많다.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간단한 물음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앞으로 해법을 찾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일이지만, 일자리에서 자족성의 해법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일자리는 사람을 유인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는 어느 하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많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사업자와 근로자의 기준이 있고, 주민으로서의 정주환경과 교육환경에 대한 기준이 있다. 그리고 지역의 특성화 등 발전전략과도 부합해야 한다. 여기서의 고민은 이러한 조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시간이 필요한 일도 있다. 거기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시기적으로 촉박한 것도 있다. 대표적으로 최고 수준의 문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문화 인프라 구축은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과 기업, 자치단체, 인근 자치단체와의 협력관계가 중요한 것이다. 세종시 출범을 앞두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기업 민원의 행정적 지원 시스템 구축이 그 하나고, 우수 기업을 위한 인센티브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그리고 충청권 광역경제권 차원에서 세종시의 특수한 상황에 맞는 전략과 선도산업을 구상하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이러한 구상을 인근 자치단체와 상생의 큰 틀에서 공동 보조를 취할 수 있도록 협력관계를 제도화하는 것도 물론 포함된다. 자족성의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 넉넉함을 갖추는 것이다. 정부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이끌어 내고, 외국 대학의 입주근거를 마련하는 등의 미비된 제도적 문제점을 보완하는 노력도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족성을 키울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내는 것이다. 그러한 역량은 힘을 모을 때 더 강해진다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반대로 역량을 약화시키는 최대의 적은 갈등이다. 세종시의 자족성은 지역의 역량을 키우고, 잠재되어 있는 갈등의 해법을 찾는 데서 시작된다. 그 시작의 주체가 지역주민이 될 때 세종시의 자족성을 찾는 모두의 고민은 해소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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