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경영성과가 없어도 만성 적자가 쌓이고도 잇속부터 챙겨온 성과급 잔치가 제동이 걸렸다. 경영평가 등급을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고 꼴찌 등급인 공기업엔 성과급이 없다. 꼴찌 다음 등급의 공기업도 임직원은 성과급이 없고 직원에 대해서만 봉급의 100% 범위에서 지급한다. 이런 공기업의 임직원들은 연봉이 깎이거나 동결된다. 성과가 없으면 보상도 없는 게 당연하다.
이런 조치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방만 경영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겠지만 성과급 잔치로 대표되는 도덕적 해이를 뿌리 뽑을지는 의문이다. 적자를 내도 꼴찌 등급만 받지 않으면 여전히 성과급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공기업의 부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지방공기업의 부채는 2008년 32조4377억 원에서 지난해 46억3591억 원으로 2년 새 무려 43%나 늘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양호하다는 대전 공기업들도 많게는 4200억 원에서 적게는 16억 원까지 빚을 지고 있다. '빚은 빚, 급여는 급여' 식의 관행부터 없애야 한다. 민간기업처럼 철저히 경영 실적에 근거한 급여 지급 방식을 도입하라는 얘기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누적되는 마당에 무슨 성과급 타령인가. 아울러 부실 지방 공기업에 청산과 통폐합, 인력 감축 등이 상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지방공기업의 재무 구조가 악화되면 지자체의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자본금을 늘려줘야 한다. 이 때문에 지방공기업의 부실은 지방재정의 악화로 이어진다. 지방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려는 지자체 노력부터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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