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일로 활동 종료를 맞는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야는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양당 원내대표까지 나서 3일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증인에게 일주일 전에 청문회 출석을 통보해야 하는 규정상 국정조사의 핵심인 청문회는 열기 어렵게 됐다.
이달 10~11일로 예정된 청문회는 사실 64명에 이르는 증인 수로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협상의 걸림돌은 이영수 전 한나라당청년위원장의 증인 채택 여부였다.
민주당은 삼화저축은행 불법자금의 한나라당 전당대회 유입설과 관련해 진상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한나라당은 근거 없는 의혹이라며 반대했다.
여야는 청문회 무산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특검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특검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수용의사를 밝혀, 부산 저축은행 비리 조사는 조만간 특검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부산 저축은행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정략적 도구로만 이용될 증인들”이라며 반발했으며,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한 사람도 내주지 않겠다고 버티는 여당에 얼마나 더 양보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처럼 여야의 줄다리기로 국정조사가 반쪽짜리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자 한나라당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정두언 국조특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8월 1일까지 증인이 채택되지 않으면 청문회가 무산될 수밖에 없다”며 “국민적 의혹과 공분을 풀지 못하고 특위가 종결되는 것으로 결국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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