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더 걱정이다. 올 상반기 대전의 물가 오름세는 전국 최고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도 5.6%로 전국 최고다.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이전부터 시민이 느끼는 '물가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상반기 '경제 행복지수'가 전국 꼴찌였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가 더 오르면 서민 경제는 벼랑으로 내몰리고 지역 경제도 성장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물가를 잡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왜 유독 대전 물가만 다락같이 오르고 있는지 원인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대전 물가가 5.7%로 최고점을 찍은 이유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는 “석유류, 집세, 외식비가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휘발유, 등유 가격 상승률이 다른 광역시 평균을 웃돌았고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물가를 압박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은 여기에 농수산물 유통구조를 덧붙였다. 대규모 도매시장 및 물류센터가 수도권에 비해 부족하고 낙후된 유통구조가 물가 상승에 한 몫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이 맞다면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오정동과 노은동 농수산물시장의 시설을 확충하고 무엇보다 산지 농산물이 대전으로 모여들 수 있도록 유통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치솟는 농수산물 값은 장바구니 물가를 무섭게 끌어올리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장을 반영한 물가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땜질식 처방으로 대처하다간 물가 때문에 살기 힘든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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