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를 내세워 금융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상당한 금액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혜택이 없는 상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일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소속 시중은행들이 카드사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카드사용금액에 따라 추가 연동금리를 주는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우선 신한은행은 기본금리가 3.2%인 '생활의 지혜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 후 신한카드의 'S-MORE 생활의 지혜 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8.1%의 추가 금리를 준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먼저 월 30만원 이내로 적금을 자동이체해야 한다. 신용카드도 월 150만원 이상 사용해야 한다.
기형적 금리구조를 가진 적금을 시판하는 건 사실상 카드 영업 확대를 위한 상품이라는 게 연맹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의 'KB굿플랜 적금'도 마찬가지다.
기본금리는 4%지만, 이 상품 역시 월 150만원 이상을 KB국민카드로 결제해야 6%를 추가금리로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매직 7 적금' 역시 기본금리 4%로, 3%의 추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월 42만원을 우리카드로 써야 한다.
시중은행의 잇따른 적금 상품 출시는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의 과열 경쟁에 대한 영업 규제에 나서던 시기였다.
우리은행의 적금 상품은 지난달 1일 출시됐고, 국민은행 20일, 신한은행은 22일 선보였다. 시중은행들이 유사상품을 잇달아 내놓은 것이다.
조남희 연맹 사무총장은 “카드영업 확대를 위한 변칙영업 수단으로 변질시켜 금융지주사의 배를 불리기에 이용될 우려가 크다”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은행의 불공정 영업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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