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출·퇴근 우려를 현실화하는 수치로, 세종시의 안정적 성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시 사업본부와 건설청, 국무총리실 산하 세종시 지원단에 따르면 내년 4월 국무총리실 입주를 시작으로, 하반기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6개 중앙 행정기관과 산하 6개 소속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속속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기관의 이주 대상 공무원은 모두 4139명으로, 2014년 말까지 이전 기관 공무원 1만3805명 중 약 30%에 해당된다.
이 인원이 내년 하반기 전에 세종시에 거주지를 마련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입주 예정자는 이 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내년까지 세종시 내 입주가능 주택인 첫마을 아파트 계약현황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빨리 입주를 맞춰야 하는 국무총리실의 경우, 500여명의 직원 중 81명만이 첫마을 아파트 계약을 끝마친 상태다.
국무총리실을 포함한 12개 기관 계약자 현황으로 보면, 전체 이전 대상자 4139명 중 807명이 첫마을 1단계 또는 2단계 아파트 계약을 했다.
약 19%만 세종시에 자신의 집을 마련한 상태로, 3332명은 세종시 이주가 불분명한 것이다.
내년에 입주가능한 하반기 분양 아파트는 첫마을 공공임대 아파트 1362세대(9월 분양) 중 최대 817세대와 계룡건설의 원룸형 주택 210세대 중 126세대(12월 분양) 등 모두 943세대. 첫마을 2단계 때 적용한 특별공급 비율 60%을 적용한 수치다.
이들 세대가 모두 계약된다하더라도, 세종시 입주가 불가능한 중앙 공무원 수는 2389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인근 조치원이나 대전에 거주지를 마련하거나, 아니면 수도권에서 출ㆍ퇴근해야 한다.
수도권 인구 분산이라는 당초 세종시 설립 취지가 출범 초기부터 흔들릴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세종시 이주 희망 공무원간 인사교류자가 152명으로, 나오려는 인원이 세종시 이전 기관으로 들어가려는 수요보다 많은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무총리실 산하 세종시 지원단이 올해 말까지 내놓을 이·정주 지원 종합대책의 실효성 여부가 향후 이주 결심을 이끌어내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년 7월 세종시가 출범하는 만큼, 지역 정치권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