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온적인 대처가 수해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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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온적인 대처가 수해 키운다

  • 승인 2011-07-28 19:32
  • 신문게재 2011-07-29 21면
오랜 장마에 이은 집중호우로 충남·북 지역에도 농작물 피해와 시설 파손이 잇따랐다. 자연재해 뒤끝에 '인재'라는 주장이 따르는 것은 대비가 그만큼 허술했기 때문이다. 이틀간의 집중호우로 수도 서울 심장부의 교통이 마비되고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한 것도 그렇다. 사후약방문 식이었고 지속가능한 대책이 아니었다는 반증이다. 오죽하면 진상조사와 청문회 개최 주장까지 나올 지경인 것이다.

물론 올 여름 이례적인 폭우가 기상 이변 영향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안이함, 치수관리 능력 부재 탓이 크다. 이번에 큰 피해를 당한 서울 우면산 지역을 보면 재해위험지구에서도 제외됐다. 이러니 상습 침수나 산사태 위험 대비가 체계적으로 됐을 리 만무하다. 지자체의 난개발, 뒷북 예보, 늑장 대응, 재해예산 삭감 등 구멍난 수해 대비 시스템 등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결합한 결과다.

지역에서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례에 해당한다. 서울 우면산 사태는 무리한 개발행위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디자인거리를 구실로 대리석과 콘크리트로 도심을 뒤덮어 피해를 키운 서울의 경우는 대전과 천안, 청주 등 도시지역에도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도심의 투수층을 확보하고 하천변 간선도로의 빗물 저장용 하수 시설 설치를 포함한 도시계획 전반의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

전년도 피해 복구가 덜 돼 이듬해에 피해가 가중되는 원시적인 상황 역시 이제 종료할 때도 됐다. 응급복구가 아닌 항구복구를 해야 한다. 28일 김황식 총리는 산사태 위험지역 범위를 재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사실은 기존 산사태 위험지역마저 해당 시·군의 주민들이 잘 모를 정도로 홍보가 미약하다. 대전·충청권엔 또 비 소식이 있다. 특히 수해 농가엔 2차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

신속한 수해 복구와 지원 또한 아쉽다. 충남도는 수해 농가에 예비비로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정치권과 정부는 재해복구 예산의 조기 집행 방안을 미적거려서는 안 된다. 28일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재해대책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재해대책 기준 강화에 서울과 지방이 따로 없다. 관련 예산도 늘려야 한다. 서울시의 수해방지 예산이 5년 사이 10분의 1로 격감한 것도 이번 피해와 무관하지 않다.

보도된 대로 폭우 여파로 오를 대로 오른 물가의 추가 급등도 문제다. 대표적인 물가 불안 품목인 배추, 상추 등이 물가 상승을 풀무질하면서 평년보다 이른 추석 농수산물 가격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하반기 성장률 전반에 타격이 우려되는 사안이다. 지난해 추석 이후 겪은 농산물 파동까지 상기하면서 물가관리에 비상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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