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특성상 기존 거래 은행을 거의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주거래은행을 향한 금융권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전략사업본부는 12개 기관의 예산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모든 금융 업무를 전담하는 주거래은행이 되겠다는 포부다. 충청사업본부는 세종시청과 세종시교육청의 금고가 목표다.
충사본 관계자는 “전략사업본부가 수주에 성공하면, 관리는 충사본이 한다”며 “연말 첫마을 입주 등이 예정된 만큼, 영업점 신설 등 세종시 조성 속도에 맞춰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든든한 후원을 앞세운 우리은행은 업무협약을 통해 주거래은행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법제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등과 세종시 이전 협력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종시 신사옥 건축비용 여신지원과 임·직원의 주택구매 및 임차자금 금융지원, 양재동 소재 법제연구원 사옥 매각업무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대기업금융그룹 내 대기업·기관영업본부 내에 속해 있던 기관업무를 그룹 내 기관영업추진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전 기관들의 신사옥 구입과 신축 자금 지원을 통해 주거래은행이 되기 위함이다.
기업은행은 충청권에 기관고객이 많다는 점을 겨냥해 이들을 전담하는 관리조직인 충청기관고객팀을 구성했다. 지점장을 포함해 모두 4명으로, 세종시 조성 등 향후 상황을 고려해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신용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면서 본격적인 금융전쟁에 뛰어드는 농협중앙회는 이미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가 입주하는 인근의 상업·업무용지를 분양받은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종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금융권은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금융은 물론 경제의 모든 분야가 이미 세종시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