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환자 응급진료실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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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환자 응급진료실 '갈팡질팡'

정부정책 떠밀려 한달만에 대안없이 재가동… 인건비 등 예산낭비 극심

  • 승인 2011-07-28 18:11
  • 신문게재 2011-07-29 7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병원 현장에서 정부 정책이 혼선을 빚으면서 환자들만 혼란을 겪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지난 1일자로 권역응급센터내에 설치돼 있던 경증환자 응급진료실을 운영 3개월만에 문을 닫았다가 한달만인 다음달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

병원측은 이용 환자가 1, 2명 내외로 활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시범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보건복지부가 국비 반납을 허용치 않았다.

복지부는 시범 사업을 3개월만에 종료하는 것은 성급한 조치로 정착까지 최소 1년간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충남대병원은 다음달 1일부터 그동안 닫았던 경증환자 응급진료실을 다시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아무런 대안 없이 종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운영될 전망이어서 예산및 인력의 낭비가 우려되고 있다.

경증환자 응급진료실에는 전문의 이상 교수 25명과 가정의학과 4명, 응급의학과 10명 등 전문의 이상의 고급 인력들이 순번을 정해 24시간 교대로 외래를 담당하고 있다.

당직 수당으로 평일에는 15만원, 주말에는 25만원 가량의 수당이 지급돼 연간 예산만 1억7500만원을 인건비로 지원 받은 상태다.

이들 전문의들이 당직실을 지키며 시범 운영 3개월 동안 하루 1, 2명의 환자를 진료하는데 그친데다 앞으로도 경증 환자가 증가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충남대병원 한 전문의는 “대학병원까지 찾아오는 환자는 최소한 검사라도 받기 위해 오는데 검사를 위해서는 경증환자 응급진료실 의미가 없다”며 “처방전만 주고 돌려보내면 오히려 환자들의 민원만 야기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다시 하라고 하니까 하긴 하지만 종전처럼 실효성 없는 운영이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며 “실효성보다 명분을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경증환자 응급진료실을 운영하는 병원은 당초 8개 병원에서 신청해 4곳이 사업 시작 전에 포기하고, 현재 충남대병원을 비롯해 조선대병원, 원주기독병원, 인천성모병원 등 4곳이 운영중이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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