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나흘 간 쏟아진 '물폭탄' 장맛비에 충남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66곳에 이른다. 서천 장항읍에선 산사태로 1명이 목숨을 잃었고 대전에서도 보문산 자락이 무너지면서 흙더미와 나무가 인근 빌라로 밀려들어 5가구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에 앞서 금산 진산에서도 산사태가 여관을 덮치는 일이 발생했다. 투숙객 등 10여 명은 가까스로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면했다. 잦아진 산사태에 산과 절개지 주변 주민들은 비만 오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산사태는 대부분 폭우 때문에 발생한다. 많은 비로 물을 머금은 토사의 무게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반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일어나는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고 해도 위험지역에 대한 점검과 관리, 감시가 있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특히 채석장이나 공사 중인 사업장에서 토사가 유출된다거나 숲 가꾸기 사업장, 임도시설지 등은 요주의 대상이다. 이런 산사태 위험사업장에 대해선 관리원을 배치하는 등 각별한 감시를 해야 혹시 모를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산 아래나 절개지 주변에 있는 주민들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갑자기 산허리 일부가 금이 가고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솟아 나오면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또 평소 잘 나오던 샘물이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추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고 땅울림이 들리는 것도 산사태의 징조일 수 있다. 이런 조짐이 느껴지면 빨리 자치단체에 알려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도록 하는 한편 다른 주민들과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충남은 폭우 피해 복구가 급선무겠지만 산사태 발생 지역에 대한 구조적 문제 점검도 이뤄져야 한다. 적어도 같은 지역에서 피해가 반복되는 일은 없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산사태 피해가 더는 없으려면 반복 점검만한 대비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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