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에서 드러난 대로 정수기를 이용하고 끓여 마시거나 생수를 구매하는 비율 증가는 수돗물에 대한 신뢰성 부족에 기인한다. 식수로 수돗물이 부적합하다는 불신의 저변에는 당국의 미지근한 대응도 한몫 하고 있다. 상수원 관리에 대한 불신, 수도관 오염과 시설 노후 등에 대한 불안 요인이 정말 없는지 돌아보기 바란다.
도민 탓만 할 일이 아니다. '막연히 불안해서 못 마시겠다'는 도민들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려면 실제로도 안전해야 한다. 최근 구제역 가축 매립 등 수질에 대한 우려도 얼마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상수원 오염 방지로 수질 안전성과 관련한 확신이 서야 막연한 불신도 사라질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문제는 수질과 안전성으로 귀결된다.
겨우 도민 3.4%만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면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기준에 적합한 먹는 물을 그렇지 않다고 믿는 데 대해 누구보다 상수도 당국은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무슨 물이 나오는지 막연하고 수돗물이 시판 생수보다 더 깨끗하다는 확증이 없다 보니 기피하는 게 아닌가. 이것이 도민이 느끼는 수돗물 불신의 숨길 수 없는 단면이다.
지역주민에게 수돗물을 마시라면서 생수를 사먹는 이중적 행태부터 버려야 한다.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에 수돗물 직수 음용시설을 확대 설치해 이용을 권장하는 것도 다소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근거 없이 수돗물이 유해한 것처럼 오도하는 일부 부도덕한 상술에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깨끗한 수원 및 수질 관리, 노후 시설물 개선 등으로 실제로 깔끔하고 질 좋은 수돗물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면 인위적인 수돗물 음용률 높이기는 금방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신뢰성의 핵심은 수질과 안전성이다. 3%밖에 안 마시는 이유는 어쨌거나 불안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돗물에 대한 충남도민의 불신감 해소에서 다각적인 답을 찾아내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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