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신(精氣神), 삼보(三寶)라고도 하고 상약삼품(上藥三品)이라고도 하는데, 정이 충실하면 기가 생하고 기가 장하면 신을 생하게 해준다. 기(氣) 역시 곡식(米)이 기운(气)으로 화하는 모습이고, 신(神)자도 ‘절구통 구(臼)’자에 절구공이(丨)를 합한 것이니 곡물을 도정(搗精)하는 모습이다. 인체의 보배로운 영약으로 세 가지를 거론하고 있지만 삼보는 기실 곡기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이리저리 설명한 것뿐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에 ‘정은 몸의 근본이 된다[精爲身本].’하였다.
정이 충실하면 골수(骨髓)와 뇌수(腦髓)를 영양하고 신체를 건강하게 해준다.
어린애는 뼈가 약하고 근육이 부드러워도 쥐는 힘이 강하고[骨弱筋柔而握固], 음양의 합일을 몰라도 음경이 일어나고[未知牝牡之合而脧作], 종일 소리쳐도 목이 쉬지 않는 단다.[終日號而不嗄][도덕경.55장] 정기(精氣)가 지극하기 때문이다. 『주역』건괘(乾卦)에 ‘위대하다 건이여! 강건하고 중정하고 순수함이 정이로다[大哉라 乾乎여 剛健中正純粹가 精이라]’ 했다. 건괘는 64괘중에 처음 나오는 괘다. 건괘에서 말하는 정(精)은 만사만물을 이루는 근원일 뿐만 아니라 천지자연의 운행도 정(精)으로 인해 이루어짐을 설명한 것이다.
하여간 사람이 신체의 건강을 유지함에 있어서 가장 귀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 정이다. 정은 5장6부에 모두 간직되어 있다. 정이 충실하면 5장6부가 모두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겠지만 정이 부족하면 병이 생기고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 머리가 핑 돌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다리가 시큰거리고 정신이 아뜩해지는 것들이 바로 정이 부족한데서 오는 소치라 하겠다. 그러므로 선인(先人)들은 정을 양생(養生)의 도로 이용하였다. 정이 남의 몸에 들어가면 사람이 생겨나지만, 자기 몸에 간직하면 몸이 든든해지고 불로장생을 한단다. 그래서 정을 아끼기를 목숨 아끼듯 했다.
항시 겪어야 하는 삼복의 무더위는 양기가 극하므로 특히 정(精)이 손상된다. 정(精)은 신장(腎臟:水)을 주관하는데 염천 더위이므로 수화가 상극하기 때문이다.
계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보정(補精)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화를 내지 말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심화(心火)를 다스리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정의 제일이 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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