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맞춰 과감한 다이어트 필요

  • 사회/교육
  • 환경/교통

수요 맞춰 과감한 다이어트 필요

무분별한 개발 물길흐름 방해… 피해 더커져 친수공간 확보 vs 혈세낭비 적정선 찾아야

  • 승인 2011-07-27 18:07
  • 신문게재 2011-07-28 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 3대 하천 시설물 우후죽순… 대책은?

▲ 하천에 징검다리가 놓여 물길이 바뀌면서 유등천 가수원교 구간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유실된 모습.
▲ 하천에 징검다리가 놓여 물길이 바뀌면서 유등천 가수원교 구간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유실된 모습.
대전 3대 하천에 조성한 인공시설물이 올 여름 장마때 불어난 물때문에 큰 피해를 봤다.

도심의 하천이 홍수예방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시민들의 운동과 여가를 위한 친수공간 역할이 강조되면서 대전의 하천 곳곳에는 각종 인공시설물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같이 만들어진 하천 시설물로 인해 큰비가 올 때마다 '시설물 조성-비피해-복구'의 과정으로 예산투입이 반복될 밖에 없다.

결국 복구예산은 짧은 기간동안 하천 시설물을 유지해주는 소모성 예산으로 비춰져 시민친수공간 기능확보를 어느 선까지 유지할 지, 사회적 투입비용의 적정선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

올 여름 장마에서 대전의 하천 내 인공시설물은 상당수 파손되는 피해를 보거나 물 흐름을 방해해 피해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했다.

유등천 가장교 천변의 축구장과 게이트볼장은 불어난 물로 모래가 쓸려가 웅덩이가 만들어졌다.

축구장을 조성하느라 천변의 잔디를 걷어내고 맨땅을 드러낸 사이 불어난 물에 잠기면서 상당수 흙이 유실된 것.

갑천 신구교의 야구장도 모래가 유실되면서 피해를 봤다.

특히, 새롭게 조성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피해도 컸다.

유등천 복수교 천변에 조성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는 이번 불어난 물에 쓸려 내려가 아스콘 포장 50m 정도가 사라졌다.

대전천 상류의 옥계교 구간에서도 산책로 50m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맨땅을 드러냈고 일부 구역에서는 제방이 무너져 모래자루로 임시 안전조치를 했다.

특히, 이들 지역은 주민 편의차원에서 하천에 돌 징검다리를 놨다가 피해를 발생시킨 사례다.

물이 흐르는 저수호안에 인공적으로 돌을 쌓다 보니 막상 큰물이 급하게 흐를 때는 물길이 장애물을 피해 천변으로 흘렀기 때문에 산책로 등을 유실시킨 것.

하천 일부지역에서는 자연하천과 유사하게 보일 수 있도록 쌓은 조경석과 모래가 유실되기도 했다.

대전천 유등교 천변 경사면은 올해 초 모래를 쌓고 조경석으로 마감했지만 이번 큰 비에 모래는 물론이고 조경석도 200m가 사라졌다.

이번 장마에 의자와 펜스 등 대전 3대하천 내 편익시설도 149개가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장마 때도 하천의 산책로와 체육시설 179곳이 유실되거나 파손돼 11억원을 들여 복구한 바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부장은 “하천 내 들어서는 인공시설물들은 주민들 수요가 있어서라기보다 예산도 적게 들고 민원도 없으니 일단 만들고 보자는 정책에서 시작되고 있다”며 “1년에 한 번은 물이 넘치는 천변에 천변 유실을 초래하는 인공시설물을 조성해야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갑천·유등천·대전천에는 현재 축구장 15면, 야구장 6면, 파크골프장 2면, 테니스장 등 야외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시설 95면이 조성되어 있다.

여기에 산책로 66㎞, 자전거도로 78㎞가 포장되어 있다. 자전거도로는 8.4㎞가 더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말 4대강 정비사업의 완료되면 대전 3대 하천에는 축구장 5개, 야구장 4개, 테니스장 2개 등 31개의 체육시설과 관찰데크 등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는 하천 내 인공시설물에 적정 수준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지적한다.

대전대 토목공학과 허재영 교수는 “하천 주변을 지나치게 개발해 하천 퇴적을 빠르게 하는 등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줄이고 있어 문제”라며 “도심하천을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는 있으나 인공시설물은 가급적 최소화하려는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4.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5.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