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영모 교수 |
하지만 마음만 들떠 무작정 출발했다가 뜻밖의 질병을 얻어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준비물을 꼼꼼히 챙기고 응급조치 요령을 숙지해야 모처럼의 휴가를 건강하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여행할 때는 응급약품을 준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해열진통제, 지사제, 멀미약, 피부연고, 소화제, 일회용 반창고, 바르는 모기약 등의 상비약과 자외선차단제를 준비해야 합니다.
장시간 운전을 할 때는, 차내 온도와 외부 온도가 5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고 매 시간마다 차창을 열어 5분 정도 환기를 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낮에는 차내 온도가 40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차안에 아이들만 남겨두어서는 안되며 차안에서 에어컨을 켜 놓은 채 창문을 닫고 잠드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간단한 응급조치 요령도 숙지해야 합니다.
수영 중 쥐가 났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숨을 크게 들이쉰 다음 물속에 엎드린 채 쥐가 난 부위를 주물러줍니다.
장딴지에 쥐가 났을 때는 장딴지를 주무르면서 무릎을 곧바로 펴고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세게 젖혀주면 곧 풀립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보았을 때는 반드시 뒤쪽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잘못 붙잡혀서 구조자 마저 익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익수자가 물을 많이 먹어 배가 불룩하게 되었을 때 무작정 배를 눌러 물을 빼게 되면 물이 기도로 유입되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인공호흡이 더 시급합니다.
익수자의 입안에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머리를 젖힌 상태에서 공기를 불어넣는 방식으로 인공호흡을 실시합니다.
젖은 옷은 체온을 빼앗고 몸에 밀착돼서 가슴의 움직임을 방해하여 인공호흡의 효과를 감소시키므로, 처치를 계속하면서 마른 의복이나 모포로 갈아입히는 것이 좋습니다.
인공호흡 후에는 바로 응급실로 데리고 가거나 구급차를 불러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피서지에서 설사병이 났을 경우 8~12시간 동안 음식을 삼가면서 끓인 물 1에 설탕 2숟갈, 소금 2분의 1찻숟갈을 섞어 오렌지주스와 함께 마시면 부족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한 설사나 구토 등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에 가야합니다.
지사제의 무분별한 사용은 오히려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양영모 교수 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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