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사는법]지방간 주당들만의 고질병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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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사는법]지방간 주당들만의 고질병 아니다

국민 15%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만인 정상인보다 9.7배 위험

  • 승인 2011-07-27 14:17
  • 신문게재 2011-07-28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지방간질환

▲ 강영우 교수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 강영우 교수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통상 지방간질환하면 술을 먹는 '주당(?)'들이 갖고있는 고질병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술을 입에 대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지방간질환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과 비알콜성으로 나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생소하지만 급증하고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센터장 강영우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지방간질환 술과 상관없이 찾아온다=45세의 목사가 건강 검진을 받아 보았더니 간기능 검사상 혈청 GOT와 GPT 수치가 정상의 3배 이상 높아져 있다고 병원을 찾았다. 술은 당연히 마시지 않고, 목회 일로 과로하여 운동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키는 170㎝인데 체중은 80㎏으로 최근 1년 사이에 10㎏이나 불었다고 한다.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에 이상이 없고 초음파검사를 해 보면 간에 지방이 침착되어 있었다. 간 조직검사에서 지방간염으로 나왔다.

13세 중학생인 K군은 학교 검진에서 간기능 검사에서 혈청 GOT와 GPT 수치가 2배 이상 높아서 어머니와 함께 놀란 얼굴로 찾아왔다. 키는 160㎝인데, 체중은 75㎏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체중이 계속 증가하였으며, 복부 비만이 심했다. 술은 마시지 않고 어머니가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혼자서 피자, 치킨 등 패스트 푸드를 주문해서 거의 매일 먹어왔다.

앞의 사례와 같이 지방간이라고 진단받으면, 환자들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으로 억울한 오해까지 받게 된다. 최근에는 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더 많아지고 있다.

▲지방간염 25%가 간경화로 발전=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단순 지방간과 지방간염, 두 가지로 나눈다. 지방간에서 지방간염으로 넘어갈수록 간경화와 간암의 위험성은 높아진다. 실제 미국에서 원인 모르고 죽은 간경화 환자를 부검한 결과, 상당수에서 지방간염에 의한 간경화로 진단됐다. 과거에는 지방간은 간에 큰 손상을 주지 않는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되어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으나,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지방간 단계에서부터 확실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그 심각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약 25%에서 간경화로 발전하므로, 그 심각성을 알고 철저한 치료가 필요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빈도=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비만어린이(6~13세) 80명을 대상으로한 간조직 검사 결과, 22.5%는 단순 지방간이었고, 77.5%에서 간 섬유화(간이 딱딱해지는 것)가 있다는 놀라운 보고를 했다.

왜냐하면, 소아청소년기의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은 방치해 두면, 어른이 된 뒤 간경화와 간암 등 심각한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보스턴 어린이병원에서 비만이면서 지방간이 있는 어린이들을 장기 추적조사한 결과 체중조절과 식이, 운동요법을 열심히 한 집단에서는 간경화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방치한 집단에서는 간경화와 간암이 발견됐다. 우리나라 국민의 약15%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며,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도가 최대 9.7배까지 높으며, 특히 남성은 대사질환인 지질이상, 당뇨병, 고혈압, 고요산증 등의 위험 요인이 하나라도 있으면 정상인에 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도가 27배까지 높다는 보고도 있다.

▲원인과 증상=비만, 고지혈증(고중성 지방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고혈압, 고요산혈증 등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개 서서히 진행되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연히 정기검진에서 발견되거나, 최근 심한 피로감, 식욕부진, 매사에 의욕 상실, 오른쪽 윗배가 묵직하거나 불편감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배를 눌러서 아프지는 않다.

▲원인 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라=무엇보다 먼저 원인 질환인 비만, 고지혈증(고중성 지방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고혈압, 고요산혈증을 치료하고 철저히 관리하라.

둘째, 운동과 식이요법(야채와 살코기, 콩 등의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의 균형 섭취)을 통하여 점진적이고 꾸준한 체중 감량(한 달에 2~3㎏)을 함으로써 간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있는 지방의 축적을 줄여라. 이때, 비만의 척도로 많이 쓰이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BMI)를 25 이하로 줄여야 할 뿐 아니라 특히 복부비만(뱃살)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피하지방보다는 내장지방이 더 빨리 이용되어 간문맥을 통하여 간으로 직접 유입되기 때문이다.

셋째, 증상이 없더라도 간에 대한 정기검진을 받아라. 왜냐하면 간은 침묵의 장기로, 계속 손상을 받아도 미련할 정도로 묵묵히 참고 견디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넷째, 소위 간에 좋다는, 비싼 돈 들어가는 약물, 보약, 생약제, 건강식품, 민간요법 등에 현혹되지 말라. 이보다는 돈 들어가지 않는 식이와 운동요법이 백배 더 낫다.

다섯째, 간 전문의의 진료 후 필요하면, 간기능 개선제,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 지질강하제, 항산화제 등을 복용하라.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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