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완표 충남기업인연합회 회장 |
비록 유치단이 연이은 도전에서 실패를 맛보고 세 번째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사람은 항상 허물이 있은 뒤에 고치는 것이니, 마음에 고달픈 것이 있고 생각에 순조롭지 못한 것이 있은 뒤에 분발하여 일어난다.'라고 한 맹자의 말처럼 두 번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히 대비하였기에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압승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강한 상대를 맞이하여 백척간두의 승부에 노심초사하며 힘들었을 유치단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평창의 사례에서 보듯 어느 하나의 목표를 둘 이상이 똑같이 꿈꾸고 있다면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든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경쟁은 우리에게 항상 성공만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무릎을 꿇게 하는 실패와 시련의 날이 다가와 몸과 마음을 고달프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성공과 시련이 영원토록 약과 독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약이 독으로 바뀌기도 하고 독이 약으로 쓰이기도 하는 그 순간을 잡아 뒤집으면 되는 것이다. 뒤집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주역의 5번째에는 수천수(水天需) 괘가 있다. 이 괘는 '다시 나서야 한다. 준비하고 대기하라'다. 상괘인 감괘는 오랜 싸움에 지쳐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늘어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황이고, 하괘인 건괘는 건실하고 저력이 있는 상태다. 따라서 힘이 빠져 있는 상태이지만 하층부의 저력을 믿고 전열을 가다듬어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아야 함을 뜻한다.
사실 기회란 것은 기름 바른 멧돼지처럼 쏜살같이 내달리기에 잡기가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만큼 언제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와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준비하지 않고 포기하는 이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잃어버린 사람이다. 길이란 자주 이용하게 되면 그 상태가 유지되지만, 한동안 쓰지 않으면 온갖 풀로 뒤덮여 사라져 버리고 만다.
그렇기에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거나 포기하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힘겹게 얻은 소중한 기회가 띠풀에 의해 가려지지 않도록 잘 활용하여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를 열기만하고 유지할 줄을 모른다면 그 미래는 다시금 실패와 시련으로 순식간에 되돌아오게 된다. 전국시대를 끝내고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통일제국 진(秦)도 시황제가 죽은 지 4년 만에 멸망하여 다시 분열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한국의 기업 중 1975년에 100대 기업에 속한 기업이 2007년에도 그 이름을 유지한 경우는 단 16개 기업뿐이라고 한다.
당태종은 이러한 경우를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라 하였다. 창업은 일순간에 이루어지지만 수성은 지키고 유지하기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기에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제대로 실천해내지 못하는 이유는 미래를 지켜내기 위하여 또 다른 시련과 실패를 대비하기 보다는 시련을 이겨낸 그 시간의 달콤함에 갇혀 띠풀이 자신의 마음을 가려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시련과 실패는 성공과 짝을 이루는 동전의 양면임을 잊지 말자. 다시 말해 우리의 인생은 언제든 시련과 실패가 찾아 올 수 있고,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렵게 얻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만족하여 준비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다른 도시의 여러 사례를 연구하여 장점은 흡수하고, 단점은 버리는 지혜를 발휘하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세계가 깜짝 놀랄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를 부탁하면서, 우리 모두 평창의 기운을 받아 마음의 띠풀을 쳐내고, 기름 바른 멧돼지 사냥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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