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진명]'행복한 세상' 퍼즐의 '마지막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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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진명]'행복한 세상' 퍼즐의 '마지막 조각'

[교육단상]엄진명 금산교육청 교사

  • 승인 2011-07-26 14:03
  • 신문게재 2011-07-27 20면
  • 엄진명 금산교육청 교사엄진명 금산교육청 교사
▲ 엄진명 금산교육청 교사
▲ 엄진명 금산교육청 교사
'장애아동', '특수교육'. 이 말과 함께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나'!

대체 '장애아동', '특수교육'이 전생에 무슨 인연이길래, 가족처럼 뗄래야 뗄 수 없게 딱! 붙어서 매일 살아가는 걸까?

특수교육과 인연을 맺은 지도 올해로 20년째다. 아무 것도 모르고 특수교육과에 입학했고, 졸업과 동시에 발령을 받아 공주정명학교에서 장애아동을 가르치게 되었다. 4년을 공주정명학교에서 근무한 후, 논산반월초등학교 재택순회학급을 맡게 되었다. 재택순회학급의 학생은 장애가 심하여 학교에서 교육받지 못하는 중증 장애학생이며, 학생들이 학교에 오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가정을 방문하며 교육하게 된다. 그 곳에서 5년간 근무했다. 세 번째 근무지는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이었다. 교육지원청에서 특수학급 학생의 치료교육을 지원하며, 특수교육지원센터 업무도 담당했다. 논산계룡교육지원청에서도 5년 근무했다. 그리고 2011년! 지금은 금산교육지원청에서 특수교육지원센터 업무를 전담하면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와~! 무슨 인연일까? 특수교육과 나!

내가 가르친 아이들은 대부분 장애가 심하여 말을 하지 못하거나, 혼자서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들이었다. 또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장애아동들이었다. 말을 하지 못하기에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 말이 아닌 소리를 조합해서 아이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며, 아이들의 수준에서 자신의 요구사항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 움직일 수 없어 집에만 누워있는 아이들에게는 친구들을 데리고 가 그 아이와 함께 놀아주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을 알지 못하고 도로 밖으로 뛰어가는 아이의 경우는 늘 눈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며 지냈었다.

이런 아이들! 왠지 이 세상에 짐처럼 느껴지는 아이들! 일반인 없이는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하루도 살지 못하는 아이들! 도대체 이 아이들은 왜 존재하는 건지!

그러면 반대로 이 아이들이 없는 세상은?

아주 행복하다, 따뜻하다, 멋지다, 완벽하다, 너무 좋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뭔가 이상하다! 완벽할 것 같은 세상이, 따뜻할 것 같은 세상이, 행복할 것 같은 세상이 아니다! 뭔가 빠져있다. 그게 도대체 뭘까? 완벽함, 따뜻함, 행복이라는 세상의 퍼즐판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조각이 대체 뭐란 말인가? 혹시? 그건 아니겠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 아이들이? 설마! 말도 안돼!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아이들이 따뜻한 세상, 행복한 세상 그리고 완벽한 세상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었던 것이다.

세상은 참 아이러니하다. '공부면 공부, 노래면 노래, 운동이면 운동!'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잘 하는 것에 대한 비중이 커지면 커질수록 세상을 밝게 보고,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 또한 커져야 하는데 이상하게 놀이터에 있는 시소처럼 하나가 올라가면 하나는 어김없이 내려오게 된다. 그래서 정작 행복하게 사는 사람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된다.

사람들은 가끔 나에게 말한다. '엄선생은 천사 같아. 정말 대단해!' 그러면 난 속으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알고 보면 우리 아이들이 날 봐주는 거예요. 내가 보이는 대로 판단할까봐 마음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가르치고,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게 가르치고,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려고 늘 그 녀석들이 나를 만들어가고 봐 주고 있다니까요. 모르셨죠? 하하하' 하고 말이다.

“고마워, 얘들아! 진짜로 말이야.”

“그리고 특수교육! 넌 나에게 많은 걸 가르쳐줬어. 널 사랑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해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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