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의 총파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융권 노조가 11년만에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어서 곳곳에서 긴장이 감돌고 있다.
2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21일 전국 9000여 분회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93.2%의 찬성률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이번 투표에는 총 조합원 9만2634명 중 6만8472명이 참여했으며, 6만3824명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쟁의행위가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됨에 따라 금융노조는 파업에 대한 명분을 얻게 됐다.
김문호 노조위원장은 “투표 결과는 사측과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다. 파업 동력 집중을 위해 한 달간 조직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제시하는 협상 내용은 ▲임금 8%+α 인상 ▲신입행원 초임삭감 원상회복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 ▲근무시간 정상화 등이다. 협상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9월 초 총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노조는 오는 30일 5000여 명의 대의원과 분회장이 참석하는 합동결의대회를 열고, 다음달 20일에는 전국 금융노동자 총파업진군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 노사가 한 달여 만에 교섭을 재개하기로 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는 25일 대표 교섭을 갖기로 했다. 9월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마련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교섭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노조의 임금 8% 인상에 대해 사용자 측은 2.1% 인상을 검토해 협상에 난항이 예고된다. 임금 인상 외 다른 요구 조건에 대해서는 사용자 측이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 상태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노조의 경우 직원 상당수가 가입한 곳으로, 총파업에 나서면 내부 갈등과 업무 차질 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할 것”이라며 “벌써 은행별로 총파업을 대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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