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인술 대전연정국악문화회관장 |
호러스는 훗날 “마에케나스는 사람을 진정한 장점에 따라 평가할 줄 아는 인물 이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메세나가 있었다. 모든 백성의 관심사였던 생동감 있게 담긴 판소리 다섯 마당을 정리한 선각자 신재효(申在孝1812~1884)가 그 주인공이다. 전북 고창출신인 그는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재력을 활용해 팔도의 예인들을 불러 모아 재능에 따라 적절하게 도와줬다. 사상최고의 명창으로 손꼽히는 김세종(世宗) 전해종(全海宗) 그리고 최초의 여류명창 진채선(陳彩仙) 등이 그의 보호 아래서 예술 혼을 꽃피웠다고 한다.
로마의 마에케나스나 우리의 선각자 신재효와 같은 역할을 이젠 기업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전에도 많은 기업이 있다. 그러나 지역문화예술 활동 지원은 매우 미미하고 일회성에 그치는 것 같다. 현대의 기업조직은 제품을 생산하여 공급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스스로 주변에 있는 사회문제에 직접 참여하여 활력 있는 사회의 유지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그것이 바로 메세나 운동이 아닌가 생각한다. 예술단체들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것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러한 때에 기업이 나서서 지역문화예술 활동의 지원에 관여한다면 기업이 얻는 유, 무형의 이익은 매우 클 것이다.
첫째, 예술과의 협력을 통해 내부문화 개선을 추구하고 문화 마케팅을 통한 기업의 이윤 및 가치를 제고 할 수 있다. 둘째, 예술단체와 결연을 통해 서로 윈윈 하는 파트너십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셋째, 예술에 투자한 만큼의 세제 혜택을 볼 수가 있다. 넷째, 고객과 직원의 만족도 향상 및 차별화된 사회공헌을 통한 기업의 이미지 개선과 예술교육을 통한 창의력 개발기회를 만들어 기업의 문화경쟁력 향상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아울러서 예술단체는 새로운 지원경로를 확보함으로써 활발한 지역문화예술 창작활동에 전념하여 기업과 함께 상호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전에는 민간예술단체가 현재 558개 단체로 공연예술분야 258개, 조형예술분야 219개, 문학분야 81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나 이 예술단체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문화예술진흥기금 등에 의존하고 있어 활발하고 수준 있는 창작활동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관내에 크고 작은 기업 1513개가 기업 활동을 하고 있으나 기업의 문화예술참여와 지원은 매우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단기적이고 일방적인 후원에서 벗어나 기업과 문화예술단체가 1대 1 결연을 통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상호 발전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라든지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어온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가는 사업,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예술교육을 시행하고 이와 더불어 예술캠프 공연장 및 전시장을 견학할 수 있는 사업,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등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공연 및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등 이러한 사업을 펼칠 때 우리 대전의 기업과 문화예술단체의 앞날은 매우 밝아질 것이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신 중심도시 대전을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도시, 과학과 문화예술의 명품도시로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시민들은 풍성한 삶과, 품격 있는 문화예술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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