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퀵]신나게 달리고 시원하게 터뜨려라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퀵]신나게 달리고 시원하게 터뜨려라

모처럼 만나는 순수 오락영화…바이크 묘기에 '헬멧샤워'까지 감독: 조범구, 출연: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고창석

  • 승인 2011-07-21 18:08
  • 신문게재 2011-07-22 13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퀵 서비스맨 기수는 생방송 시간에 쫓기는 아이돌 가수 아롬을 데려다주려다 테러에 휘말린다. 의문의 남자는 아롬이 쓴 헬멧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며 폭탄을 특정 장소에 배달하라고 명령한다. 명령을 거부하면 헬멧은 폭발한다.

“지금 네 헬멧에는 폭탄이 장착돼있다.”
“저, 안 썼는데….”
“…….”

헬멧은 오토바이 뒷자리에 탄 아이돌그룹 '오케이 걸스'의 멤버 아롬이 쓰고 있다. 수화기 너머로 의문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30분 안에 폭탄 배달을 완료해.”
그렇게 '퀵'의 질주가 시작된다.

한때 부산에서 폭주족으로 이름을 날렸던 기수는 서울의 끝에서 끝을 20분에 주파하는 퀵 서비스맨이 됐다. 그런데 생방송 시간에 쫓겨 그의 뒷자리에 탄 아이돌의 가수의 헬멧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니 달리는 수밖에. 게다가 아롬은 과거 그의 여자친구였던 '춘심'이다. '퀵'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짜릿한 스피드와 스릴에 승부를 건다.

“퀵입니다.”
“누가 보냈는데요?”
“'폭탄재중' 씨요.”

그렇게 배달된 폭탄이 터지고 서울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기수와 아롬은 졸지에 테러범으로 몰리고 경찰 포위망을 뚫고서 배달해야 한다.

조범구 감독은 “달리고 터지고 웃긴다”는 말로 '퀵'을 소개했다. 그 말 그대로 신나게 달리고 시원스럽게 터진다. 고속질주 장면과 폭파 장면의 물량은 여태까지 나온 한국영화 중 최고 수준이다.

스패로우 200 카메라로 찍은 시속 200㎞의 질주는 아드레날린을 솟게 만들고, 오토바이에 승용차 버스 유조차량 트럭은 물론 전철에 이르는 폭발장면은 아슬아슬한 액션과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을 확장시킨다.

터널이 막히자 터널 벽면을 타고 달리는 아찔한 탈출 장면,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날고 열차 위로 떨어져 내리는 바이크 묘기는 '눈맛'이 꽤 좋다. 특히 트럭에서 쏟아져 내리는 가스통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질주하는 장면은 '매트릭스 2 리로디드'의 기막힌 변주다.

폭소탄도 액션과 잘 버무려졌다. 인물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있지 않을 때 재미가 더 있다는 것은 의외다. 일정거리 이상 떨어지면 폭발한다는 긴장감, 쉴 새 없는 대사에 비롯된 유머 덕분이다.

영화 내내 헬멧을 쓰고 울고 불며 망가지는 강예원은 '헬멧 샤워' 장면으로 한 방을 터뜨린다. 이민기, 김인권, 고창석, 주진모 등 주·조연들은 만화에나 나옴직한 작위적인 상황을 폭소탄으로 완벽하게 바꿔놓는다.


오로지 달리고 터지는 시나리오는 군더더기 없이 날씬하고 과장된 B급영화 같은 정서는 짜릿하고 유쾌하다. 모처럼 순수하게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영화를 만났다. “여름 영화 뭐 있어? 샤워한 듯 시원하고 개운하면 그만이지”하는 당신이라면 올 여름 최선의 선택이다.
/안순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