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카스, 까스활명수 등 48개 의약외품에 대한 일반소매점 판매가 허용된 첫날인 21일 대부분의 마트와 슈퍼마켓에 물품이 공급되지 않았다. 간단한 의약외품을 구매하려고 편의점과 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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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피로회복제는 여전히 약국에만 있습니다.”
박카스, 까스명수, 마데카솔 등 일반약에서 의약외품으로 최종 지정된 48개 품목의 편의점·슈퍼마켓 판매가 21일부터 시작됐지만, 정작 일선 현장에서는 이들 의약외품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선전은 했지만, 구입은 '불가'=21일 대전시 둔산동의 한 편의점. 의약품 판매가 이뤄진다는 뉴스를 듣고 피로회복제를 구입하기 위한 손님들이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편의점에는 의약품 판매대 조차 마련돼있지 않다.
편의점 관계자는 “아직까지 본사 차원에서 아무런 지시가 없어 의약품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역의 GS25, 훼미리마트, 세븐 일레븐 등의 주요 편의점을 비롯해 각 지역마다 영업중인 슈퍼마켓의 경우 구비해 놓은 의약품 판매대가 텅비어 있었다.
아예 의약품 판매대조차 마련해 놓지 않은 슈퍼들도 상당수다.
이로 인해 이들 의약외품을 사러 동네 슈퍼나 편의점에 들른 소비자들은 빈손으로 돌아가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직장인 김정민(31·서구 용문동)씨는 “배가 더부룩해 인근 편의점에 들렀지만, 아예 판매대조차 없었다”면서 “오늘부터 의약품 판매라고 했는데, 도대체 어디에서 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약국 눈치보는 제약회사, 약국외판매 현실성 낮아=보건복지부의 발표와 달리 현장에서 의약외품을 구입할 수 없는데는 복잡한 이유가 있다.
의약계의 눈치를 보는 제약사들이 유통업체에 대한 제품 공급을 꺼리면서 의약외품의 편의점, 슈퍼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제약사들이 대부분 의약품 도매상들을 통해 공급하고 있지만, 도매상들 조차도 48개 항목에 대한 슈퍼 분배를 외면하고 있다.
지역의 B약품 도매상 지점장은 “제약회사 차원에서 유통업체와 거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조차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도매상 차원에서는 기존의 약국과 거래하는 약품수가 수천가지가 넘는데 약국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작은 것을 얻기 위해 큰 것을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약국과 거래를 하고 있는 가운데 몇 가지 품목을 팔기위해 약사들의 눈밖에 나는 행동을 먼저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더욱이 슈퍼나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약의 종류가 제한돼 있고 매출 비중도 크지 않아 이들 제약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도 한 이유로 풀이된다.
편의점 관계자는 “까스명수나 박카스 등 의약외품을 찾는 손님들이 종종 있었지만, 양해를 구하며 돌려보냈다”면서 “제약회사에서도 유통을 꺼리고 있어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희룡·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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