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사스키아 사센(Saskia Sassen)에 의하면 글로벌경쟁력은 추상적이거나 버추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구체적인 장소(시장)를 필요로 한다. 이렇게 중요한 장소가 글로벌도시(global city)라는 것이다.
두 학자들의 용어는 다르지만 '창조적'과 '글로벌경쟁력'은 비슷한 용어이다. 그렇다면 창조적(글로벌경쟁력)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창조적이란 단어는 독창적, 혁신적이라는 의미와 이것에 관련된 생산적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의 창조도시란 문화산업과 예술산업만이 아닌 첨단산업과 같이 혁신, 기업가(상인), 유연성, 창조성, 아이디어 그리고 지역과 글로벌의 퓨전 등이 포함된다. 도시에서 이러한 영역은 지역 및 지역경제 또는 도시의 혁신 영역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유럽이나 뉴욕 등의 도시경제에 영향을 주는 멀티미디어, 음악, 예술, 패션, 디자인, 클럽과 카페, 모든종류의 상징화 전문가 등의 시장(문화적기업)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창조적이란 의미는 도시의 혁신환경, 네트워크, 클러스터, 배태된 지식과 비공식적 인프라와 함께 번창하게 되며 동시에 사회경제적인 소규모의 집적화된 시장 및 상점(시장)의 전통화도 당연히 포함된다.
우리가 뉴욕이나 동경 등의 도시를 방문해도 꼭 들르는 곳은 뉴욕의 타임광장, 브로드웨이, 자유의 여신상과 뉴욕의 역사와 전통이 함께하는 재래시장인 차이나타운이다. 동경에서는 도쿄타워, 오다이바, 동경디즈니랜드를 방문하고 들르는 곳이 동경의 재래시장이며 관광상품이기도 한 우에노시장과 아사쿠사 시장이다. 대전의 글로벌경쟁력은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한 과학경쟁력이지만 국제관광상품으로서의 재래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 대전중앙시장, 문창시장, 한민시장, 중리시장 등이 있지만 먹을거리와 볼거리, 살거리를 위해 외국인이 줄지어 기다리는 것을 보고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몇 십년 된 레스토랑이나 식당의 먹거리, 역사적 사건 등을 구성하여 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대전의 특성상 100년 이상 된 전통이 있는 다방이나 레스토랑도 없고 대전에만 존재하는 음식이나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없는 것은 아니다. 대전에는 50년 이상된 삼계탕집도 있고, 50년 이상된 중국집과 50년 이상된 빵집도 있다. 대전은 공주와 부여처럼 역사가 오래된 고도(古都)가 아니고 근대 이후의 도시이기 때문에 근대를 상징화하여 내세워야 한다. 충남도청과 옛 대전상공회의소 건물, 그리고 은행동, 대흥동의 일부 근대건출물 등은 근대건축물로서의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보존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다. 한옥만이 우리의 전통화와 역사화는 아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건축물과 역사, 거리 등을 상징화하면 더욱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단지 전통화하거나 구성화하지 않았다는 점과 관광상품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전의 재래시장은 상인회의 노력과 상인대학 설치 등으로 인하여 서비스 교육과 기업가정신 함양 등으로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먹을거리와 살거리, 그리고 볼거리를 위한 시장의 관광상품화가 아직은 미비하다는 점이다.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없는 재래시장은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살거리만으로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슈퍼마켓)을 이기기 어렵다. 이제는 상인과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재래시장 살리기만으로는 시장이 생존하기 어렵다. 생존을 위한 독창성(창조성)과 전통성, 그리고 상품성이 함께 연결되어야만 글로벌화에서 시장(재래시장)이 산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화된 인재의 집적화와 통합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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