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로당 폰팅사건'이라는 대전 토종 연극의 성공을 계기로 지역의 문화적 가치가 재발견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충무 교수. |
이 연극의 작가인 건양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의 이충무(51) 교수를 만났다.
캄캄한 무대 위에 하나 둘 조명이 켜지고, 열연하는 배우들의 대사 한 마디에 관객들이 울고 웃을 때 짜릿한 행복감에 젖는다는 이 교수는 원래 서울 출신으로 대전이 제 2의 고향이다.
1999년에 논산에서 첫 연극을 무대에 올린 이 교수는 2003년 신문 사회면의 작은 기사에서 착안해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집필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1년 후 모두의 기대 속에 막이 오른 ‘경로당 폰팅사건’.
하지만 지역 연극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엄숙하기만 했던 당시의 연극계가 받아들이기에 ‘경로당 폰팅사건’은 개그프로처럼 가벼웠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연극계의 시선에 이 교수는 지역의 한계인가 싶어 실망감을 피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로당과 폰팅이라는 이색적인 소재와 코믹한 분위기, 소통의 부재와 외로움을 서로의 이해로 극복한다는 내용은 젊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가능성을 알아본 극단 ‘드림’의 주진홍 대표가 이 교수와 의기투합해줬고, 공연 횟수가 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계속된 관객들의 호응에 ‘경로당 폰팅사건’은 대전의 대표 연극으로 자리 잡았다. 오는 10월에는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초청작으로 국립극장 무대에도 오르게 됐는데, 이 교수는 이 모든 게 관객들의 힘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 ① 연극 백설공주를 돌려줘 ② 이충무 교수 ③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 ④, ⑤ 연극 ‘8인의 신부’에서 배우들의 연기지도를 하고 있는 이충무 교수. 이주여성들이 직접 연기에 나서서, 지역 연극계에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
이 교수는 ‘경로당 폰팅사건’이라는 대전 토종 연극의 첫 성공을 계기로 모든 대전 시민들이 대전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자부심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2009년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이주여성들이 직접 연기한 연극 ‘8인의 신부’도 성황리에 마친 이 교수는 늘 새로운 시도로 지역의 연극, 나아가 지역 문화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앞으로 제2, 제3의 ‘경로당 폰팅사건’을 위해 연극과 과학이 만나도 좋겠다고 말하는 이 교수의 두 눈에 또 다른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듯 하다. 이 교수의 상상, 그의 바람처럼 ‘made in 대전’ 꼬리표의 지역 문화상품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이충무 교수는?
건양대 디지털 콘텐츠학과 교수로 극작가, 연출가, 영화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극 대표작으로는 ‘경로당폰팅사건’(2004), ‘아빠는 새가 아니다’(2008), ‘8인의 신부’(2009) ‘백설공주를 돌려줘’(2010)등이 있다. 연극 뿐 아니라 맛깔 나는 영화와 음악 이야기로 방송, 신문, 강연을 통해 삶의 지혜를 전하는 이 교수는 이 시대의 행복 우편배달부로 맹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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