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대전' 자존심 세웠다

'Made in 대전' 자존심 세웠다

지역 토종작품으로 대학로까지 진출… 코믹ㆍ이색 소재로 관객몰이 성곡적 10월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무대에

  • 승인 2011-07-20 19:06
  • 신문게재 2011-07-21 2면
  • 이은미 기자이은미 기자
[중도 60년 희망 60인 릴레이 인터뷰] 2.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의 이충무 교수

▲ '경로당 폰팅사건'이라는 대전 토종 연극의 성공을 계기로 지역의 문화적 가치가 재발견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충무 교수.
▲ '경로당 폰팅사건'이라는 대전 토종 연극의 성공을 계기로 지역의 문화적 가치가 재발견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충무 교수.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공연하며 대전 연극의 자존심을 세운 ‘경로당 폰팅사건’. 대전이 만들고, 대전이 키운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은 2004년 처음 무대에 오른 이후 대전 최장기공연과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연극의 작가인 건양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의 이충무(51) 교수를 만났다.

캄캄한 무대 위에 하나 둘 조명이 켜지고, 열연하는 배우들의 대사 한 마디에 관객들이 울고 웃을 때 짜릿한 행복감에 젖는다는 이 교수는 원래 서울 출신으로 대전이 제 2의 고향이다.

1999년에 논산에서 첫 연극을 무대에 올린 이 교수는 2003년 신문 사회면의 작은 기사에서 착안해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집필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1년 후 모두의 기대 속에 막이 오른 ‘경로당 폰팅사건’.

하지만 지역 연극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엄숙하기만 했던 당시의 연극계가 받아들이기에 ‘경로당 폰팅사건’은 개그프로처럼 가벼웠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연극계의 시선에 이 교수는 지역의 한계인가 싶어 실망감을 피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로당과 폰팅이라는 이색적인 소재와 코믹한 분위기, 소통의 부재와 외로움을 서로의 이해로 극복한다는 내용은 젊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가능성을 알아본 극단 ‘드림’의 주진홍 대표가 이 교수와 의기투합해줬고, 공연 횟수가 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계속된 관객들의 호응에 ‘경로당 폰팅사건’은 대전의 대표 연극으로 자리 잡았다. 오는 10월에는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초청작으로 국립극장 무대에도 오르게 됐는데, 이 교수는 이 모든 게 관객들의 힘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 ① 연극 백설공주를 돌려줘 ② 이충무 교수 ③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 ④, ⑤ 연극 ‘8인의 신부’에서 배우들의 연기지도를 하고 있는 이충무 교수. 이주여성들이 직접 연기에 나서서, 지역 연극계에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 ① 연극 백설공주를 돌려줘 ② 이충무 교수 ③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 ④, ⑤ 연극 ‘8인의 신부’에서 배우들의 연기지도를 하고 있는 이충무 교수. 이주여성들이 직접 연기에 나서서, 지역 연극계에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 교수는 ‘경로당 폰팅사건’이라는 대전 토종 연극의 첫 성공을 계기로 모든 대전 시민들이 대전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자부심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2009년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이주여성들이 직접 연기한 연극 ‘8인의 신부’도 성황리에 마친 이 교수는 늘 새로운 시도로 지역의 연극, 나아가 지역 문화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앞으로 제2, 제3의 ‘경로당 폰팅사건’을 위해 연극과 과학이 만나도 좋겠다고 말하는 이 교수의 두 눈에 또 다른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듯 하다. 이 교수의 상상, 그의 바람처럼 ‘made in 대전’ 꼬리표의 지역 문화상품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이충무 교수는?
 
건양대 디지털 콘텐츠학과 교수로 극작가, 연출가, 영화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극 대표작으로는 ‘경로당폰팅사건’(2004), ‘아빠는 새가 아니다’(2008), ‘8인의 신부’(2009) ‘백설공주를 돌려줘’(2010)등이 있다. 연극 뿐 아니라 맛깔 나는 영화와 음악 이야기로 방송, 신문, 강연을 통해 삶의 지혜를 전하는 이 교수는 이 시대의 행복 우편배달부로 맹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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