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냐… 민이냐… 이상민의 고민

'선 탈당' 가능성 속 '민 복당'도 여의치 않아

▲ 이상민 의원

탈당과 민주당 복당설이 제기되는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의 거취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의원은 최근 잇따라 정치적 진로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며 탈당 가능성 등을 암시해 왔지만, 친정인 민주당으로의 복당이 당장은 여의치 않아 보이는데다 선진당 내에서도 탈당의 명분을 내주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18일 대전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시대공감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으로의 복당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으로서 그런 문제를 거론하고 생각해봤다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면서도 “당이 제 주장이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면 정치적 진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하며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는 곧 이 의원이 앞서 주장한 선진당의 야권 연대 합류에 대한 당의 입장 정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탈당을 감행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그동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선진당 내에서 일정 부분 전향적인 반응이 흘러나왔다.

임영호 대변인은 20일 불교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수대연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보수대연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진보대연합도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정책에 있어 서로 틀린 것이 없기에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어느 당도 지금은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록 원론적 수준의 답변이지만, 그동안 줄곧 보수대연합을 주창해 온 이회창 전 대표의 입장에 비춰볼 때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임 대변인의 이러한 발언은 다소 이례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상민 의원의 행보를 염두에 둔 일종의 진화성 발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탈당을 전제 했을 경우 이상민 의원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 민주당의 기류도 녹록지 않다.

민주당이 유성구 지역위원장 선임을 미루며 이 의원의 복당설에 더욱 무게가 실려 왔지만, 민주당이 이달 중 최고위와 당무위 의결을 거쳐 유성구 지역위원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이달 당무위원회를 통해 사고지역이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선임이 보류된 유성지역도 당무위 이전 최고위 의결을 거쳐 지역위원장을 선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서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의원의 입당설에 대해 “언론을 통해서만 얘기를 듣고 있다”며 “우리 당에도 경쟁력 있는 인물이 많다”고 일정하게 거리를 두기도 했다.

이와관련, 이상민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당과 견해 차이가 많았고 개인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 당에도 누가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았다”며 “끝내 같이 할 수 없다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지만, 조만간 당 관계자들을 만나 서로 수용하고 타협할 여지가 있는지를 살피며 결정을 내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변웅전 대표와도 만나 당에 누가 된다면 말해 달라고 했다”면서 “그렇지 않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한 뒤, “독단적으로 결정할 일도 아니고 지역민 등 여론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