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암행어사 - 공평과세와 공정거래의 감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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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찬]암행어사 - 공평과세와 공정거래의 감시자

  • 승인 2011-07-19 14:09
  • 신문게재 2011-07-20 21면
  •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암행어사 하면 춘향전이나 박문수가 떠오른다. 말그대로 비밀 감찰만 생각하는 것이다. 전혀 티나지 않게 각 고을이나 관리들의 상황을 파악하러 다니다가 어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극적으로 시원하게 해결하는 것이 암행어사가 하는 일로 각인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마패를 떠올린다. 손바닥만한 놋쇠판에 말이 돋을 새김되어 있어 각역을 지날때마다 놋쇠판에 새겨진 말의 숫자만큼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신분을 확인해 주는 징표역할도 하였다. 암행어사는 우리가 소설책에서 읽는 것과 같이 단순히 탐관오리를 극적으로 징벌하는 일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소설에서는 단지 극적인 효과를 노리기 위한 묘사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암행어사의 주임무가 도(度), 량(量), 형(衡)을 감시하는 일이어서 마패와 함께 표준잣대를 가지고 다녔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다. 지금도 미터법과 표준시 등을 매우 중요시 하고 국가표준을 연구하는 연구소와 전문가들이 있고 국가표준을 제시하고 감독하는 기관들이 있다. 이러한 표준을 세우는 표준기(標準器)들이 국제적으로 정해져 있어 한국가의 표준 뿐만 아니라 국제표준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표준인증제도를 확립하여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표준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국내나 국제적으로 유통을 원활하게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정한 상거래가 이루어질 수가 없다. 그러므로 한 국가나 국제기구가 엄격한 세계통용표준을 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별생각없이 지나쳐버릴 수 있는 표준인증마크는 우리 생활을 합리적으로 이끄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오늘의 표준을 연구하고 감독하는 국가기관이나 국제기구의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암행어사이다. 암행어사를 각 고을에 파견하여 자, 말과 되, 저울 등의 표준을 잘 지켜서 세금을 공정하게 징수하는지 상거래가 잘되는지 감독하고 시정하도록 하였다. 그것은 지금의 국가기관이 공평과세와 공정거래를 감독하는 일과 다름 아니었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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