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남우 대전중학교 교장 |
지난 10년의 논의와 5년의 시범운영을 거쳤지만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시행에 대한 홍보(Public Relations)와 평가 과정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개(Open)되고, 평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Support)이 이루어질 때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대전중은 2009년에 시범운영 학교로 지정돼 다른 학교보다 앞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실시했다.
시범운영 과정을 통해 교원능력평가가 교원들의 잘·잘못을 따지고자 하는 것이 아닌 동료 교원으로부터는 교과지도와 생활지도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기회가 되고,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로부터는 만족을 주는 학교경영과 학생지도에 접근하기 위한 소중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있었다.
2010년에는 2009년 시행 경험을 바탕으로 '학부모 P·O·S'를 활용, 98%의 학생과 75%의 학부모(학부모 참여 전국 평균 54%)가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참여했으며 '학부모 P·O·S'는 우수사례로 선정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전격 시행 2년째를 맞은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진정한 교원능력개발의 도구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보완돼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교사끼리 봐 준 교원평가', '평점, 학생과 학부모보다 최대 2.5배 높아', '봐주기식 교원평가 부끄럽다' 등 언론에 보도된 것과 같이 교원 사이에는 서로 싫은 말을 하지 않으려는 온정주의 정서가 평가의 밑바닥에 깔려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과부에서는 교사 평가군에 교장 또는 교감, 수석교사 또는 부장교사, 동교과 교사가 꼭 포함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제도적 개선에 앞서 구성원 모두가 서로 좋은 점은 칭찬하고 개선할 점은 담대히 받아들이는 건전한 평가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학생 만족도 조사는 아쉬운 점이 있다. 생활지도를 꼼꼼하게 하고 잘못된 부분을 과감히 지적하는 교사는 극단적으로 낮은 만족도 조사 결과가 나와 열심히 생활지도를 하시는 교사의 사기를 낮추고, 오히려 학생 생활지도의 방향을 소극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학교마다 만족도 조사에 앞서 평가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해야겠지만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라는 격언과 같이 올바른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지도하는 열정적인 가르침을 달게 받아들이는 학교 문화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변화도 필요하다. 바쁜 직장생활 등으로 학교교육 참여 기회가 적었던 학부모는 자녀 또는 다른 학부모, 일부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교사 등을 통해 학교경영과 교사의 지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평가의 타당도와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능력을 개발시켜 학교 교육력을 제고시키라는 임무가 포함돼 있다.
이런 맥락에서 대전중의 '학부모 P·O·S'는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인식과 참여를 새롭게 하고 학교교육에 대한 냉소와 불신을 불식시키며, 교원의 전문성과 교육 수요자의 만족을 높여 학교 교육력을 제고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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