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곡선]열받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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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곡선]열받지 마세요

  • 승인 2011-07-18 15:06
  • 신문게재 2011-07-19 21면
  • 고미선 편집팀장고미선 편집팀장
▲ 고미선 편집팀장
▲ 고미선 편집팀장
하늘이 구멍난 것 처럼 끝없이 퍼부어대던 장맛비가 그치더니 이젠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만큼 덥다. 평년보다 기온이 조금 높을 뿐인데 몸도 마음도 쉽게 지쳐버린다. 지난밤 열대야 못지않은 더위에 몇 번이나 뒤척였던가.

이 무더위를 날릴 수 있는 시원한 뉴스는 없을까.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 가뜩이나 더운데 세상은 온통 높기만 한 高세상이니 말이다.

연초부터 시작된 '물가폭탄'이 이제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터지고 있어 가뜩이나 힘든 서민경제를 패닉상태로 만들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까지 꾸준히 4%를 넘어섰고 52개 주요 생필품으로 구성된 'MB물가품목' 중 9개를 제외한 41개가 올랐다는 기사가 지난 18일자 본보 1면에서 보도된 바 있다.

실제로 마트에서 생필품을 구입해 보았다. 장바구니가 다 차지 않았는데도 생각보다 훨씬 비싼 계산서가 나온다. 정말로 장 보기가 겁난다.

몇 년전 방송 인기 프로그램중 '만원의 행복'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연예인들이 1만원으로 1주일간 생활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같은 고물가라면 단 며칠도 버티기 힘들 것이다.

방송과 언론이 발표하는 숫자통계가 실제로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면 가족들과 삼겹살 외식을 해보자. 돼지 삼겹살은 구제역 여파로 작년에 100g 1500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3000원 안팎의 가격대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소고기 뺨치게 비싸져서 '서민들의 대표적 음식'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다.

삼겹살 외식이야 줄이면 되지만 하루에도 서너잔씩 즐기던 커피값 폭등은 직장인들에게는 너무 잔인한 일이다. 커피믹스, 캔커피 등 커피 가격이 올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의 6배가 넘게 뛰어올랐고 프랜차이즈 커피점의 가격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휠씬 웃돌았다.

한번 오른 가격은 잘 내리지 않기 때문에 이제 '식사 후 마시는 원두커피 한잔의 여유'는 정말 여유있는 사람들의 사치가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3총사인 기름값·전셋값·농수산물 가격이 하반기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공공요금 줄인상도 예고돼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물가관리에 적극 나선다고는 하지만 체감물가를 낮출 수 있을지는 '글쎄요…'다.

“내 월급과 대통령 지지율만 빼고 안 오르는 게 없다”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웃자고 하는 말 치고는 너무 절실하다.

자, 어쩌겠는가. 허리띠를 더 죌 수밖에…. 올 여름휴가때 계획했던 해외여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낡은 차도 1년 더 타고, 덜 입고 덜 먹자. 이런저런 생각만으로도 열받는 세상, 서민들은 더 덥다.

/고미선·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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