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호]한국 의료의 선택?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철호]한국 의료의 선택?

[중도마당]이철호 대전시 의사회장

  • 승인 2011-07-18 14:04
  • 신문게재 2011-07-19 20면
  • 이철호 대전시 의사회장이철호 대전시 의사회장
▲ 이철호 대전시 의사회장
▲ 이철호 대전시 의사회장
인생을 살면서 소망 1위가 무엇인가 질문을 한다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개인의 건강을 위한 노력과 정부당국의 의료의 본질을 이해하는 합리적이고 훌륭한 보건의료정책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작년 보건의료 통계분석에 의하면 남자는 76.5세(OECD 평균 76.4세)이며 여자는 83.2세로 OECD평균 82.0세보다 장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973년의 남자 59.6세와 여자 67.0세 보다 많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OECD 평균보다 높은 사망원인은 1위가 자살로 하루 평균 43명꼴로 현재 국가적 재정위기에 처한 그리스보다 10배에 달해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데 '자살 방지청'같은 국가적 기구 설립과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의사를 대상으로 자살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표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3%가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생존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가장 많았다. 그만큼 한국의료환경이 척박하다는 반증으로 보건복지부의 정책기조에 전향적인 큰 변화와 수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OECD 평균보다 높은 사망원인은 전염성 기생충질환과 당뇨병, 뇌혈관질환으로 조사되었으며, 암사망자수는 높은 의료수준과 의사의 노력으로 낮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의료의 접근성, 편리성, 경제성(의료수가), 우수성(전문의 진료) 등에서 세계 최고의 의료천국을 자랑할 수 있다. 그런데 평소에는 숨쉬는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국내에서만 생활하는 경우에는 한국의료 특히 1차 의원의 중요성을 모르고 지나치거나 간과하는 것 같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차제에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건의료 정책방향의 타당성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자.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선택 의원제'가 있는데 이는 환자가 한군데 의원만을 선택 등록하여 진료받는 제도로서 말만 '선택'이지 실제로는 환자의 진료선택권을 '제한'하여 의료의 총량을 줄이려는 오직 재정절감만을 위한 졸속행정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문의가 대부분인 현 상황에서 이미 환자들이 알아서 의원을 선택하여 진료를 잘 받고 있는데, 이를 제한하려는 것은 결국 인두제인 주치의제도를 시행하려는 보건복지부의 의도로 밖에는 평가할 수가 없는 셈이다. 만약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제 시행된다면 국민의 의료이용에 불편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의료질의 저하를 초래하고 현행 전문의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어 중단해야 마땅하다.

이는 마치 잠 잘 자고 있는 환자를 밤 11시쯤 깨워서 수면제 복용하고 더 자라고 하는 정책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는데, 보건복지부는 10월부터 노인대상 선택의원제 시범사업을 강행하려 하니 과연 국민의 '자유 건강권'을 훼손하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물론 급격한 고령화와 노인진료비의 급증 (201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 10.2%가 전체의료비의 31.6%차지)으로 현재의 의료체계가 위기인 것은 인정하지만 임기응변식의 미봉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합심하여 진정성 있는 정책 개발로 의료천국이 의료지옥이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권'도 없다는 결론에 공감하기를 부탁하는 바다.

예전에 간담회 석상에서 보건복지부 고위 공무원의 “10년 뒤의 일은 나도 모르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이 단순히 기우이기를 바라며, 근본 해결책마련을 위한 공동연구를 제안한다. 1차 의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우리 모두 '한국의료 백년대계'를 위해 해법을 찾아야만할 공동책임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