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내내 당의 원내활동을 진두지휘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 온 권 위원장이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뒤 내년 총선을 위해 지역 활동에 전념할 뜻을 밝히는 '신고식' 성격을 가진 자리였다.
같은 시각, 민주당 대전시당에서는 이서령 중구지역위원장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중구 지역 현안인 우리들공원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다.
기자회견의 성격, 내용을 떠나 같은 시간에 연출된 두 풍경은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효과를 가졌다.
이서령 위원장은 지역에서는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입장으로 자신이 도전할 지역구의 현역 의원에게 일종의 '맞불작전'을 편 셈이다.
하루 앞선 13일에는 민주당 동구지역위원장인 선병렬 전 의원이 동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시장선거 출마를 준비하다 포기한 후 사실상 일년 만에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기 위해 갖은 첫 자리였다.
같은 시각 변웅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대전을 찾았다.
이 시간 변 대표가 정치부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통합추진위 구성등 지역 정치권 통합에 관한 구상을 밝히고 있을 무렵, 선 전 의원은 지역 정당 통합 논의를 평가절하하며 열린우리당 출신 선진당 의원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었다.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미묘한 풍경들이 연출되고 있다.
오랫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는 정치인들이 많아지고, 그 사이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13일 자유선진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발언이 도마위에 올랐다.
지역 정당 통합 논의에 대한 안희정 지사의 발언이 선진당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 변웅전 대표와 류근찬 최고위원이 나서 '충청도를 폄훼했다'며 안 지사에 맹공을 퍼부었다.
다음날에는 민주당 대전시당이 논평을 통해 “정치인 개인의 소신 피력에 공당이자 제3당인 선진당 지도부가 무더기로 덤비는 모양새가 충청인의 정치 역량에 대한 자괴감으로 다가 온다”며 “충남지사 개인의 한국정치에 대한 비전 제시를 선진당 지도부가 합동으로 성토할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지역 정치권 통합 논의에 대한 안 지사의 발언, 이에 대한 선진당 지도부의 대응, 민주당 대전시당의 반박에 이르기까지 조금은 이례적이고 서로 격에 맞지 않는 듯한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문 것이다.
벌써부터 총선을 앞둔 지역 정치권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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