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대청호를 찾은 지난 15일 곳곳에는 집중호우 시 인근에서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농약병과 생활 쓰레기, 폐가구 등이 뒤엉켜 거대한 섬을 이루고 있었다. 매년 장마철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라는 게 대청댐관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는 지난해 장마 때보다 많은 쓰레기가 밀려들었다. 이로 인해 대전·충청인의 식수원인 대청호의 부영양화현상에 따른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ㆍ대청댐 관리단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평균 대청호에서 수거 처리한 부유물은 5764㎥로, 이를 처리하는데 연간 3억~4억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전국적으론 5년 평균 부유물 발생량이 5만8299㎥로, 이 가운데 초목류가 전체의 80%, 생활쓰레기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민의 식수인 대청호에는 2006년 3743㎥, 2007년 5199㎥, 2008년 1677㎥, 2009년 1만6522㎥, 2010년에는 1680㎥의 부유물이 수거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대청호에는 약 1만4000㎥(추정치)의 부유물이 유입돼 댐관리단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장마 기간보다 수배 가량 증가한 양이다. 대청댐관리단은 대청호에 떠내려온 쓰레기를 목선에 그물을 달아 치워보지만 처리에는 역부족이다.
댐관리단은 오는 24일까지 처리할 계획이지만, 쓰레기 양이 많아 시일이 더 소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나마 대청호 상류 40㎞ 지점인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인근에 부유물차단망(900m)과 작업장, 보조차단망(405m)을 설치해 부유물 신속 집중처리가 가능해 감소했다는 게 수자원공사측의 설명이다.
대청호로 유입되는 부유물은 초목류가 대부분으로, 상류의 유원지와 축사, 농경지 등에서 유입되는 생활쓰레기도 만만치 않다. 댐관리단은 장마철 유입되는 생활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행락철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 등을 벌이고 있지만, 시민의식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사전에 대청호로 유입되는 부유물을 줄이기 위해 금강유역환경청 및 지지체 등과 합동점검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고 연 6~8회 청결행사, 사면쓰레기 수거작업, 각 마을 물감시요원(12명)의 상시 감시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장마철 부유물 처리를 위해 3~5월께 부유물 처리 전문 위탁업체를 선정해 쓰레기 수거에 나서고 있다.
관계당국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장마때만 되면 대청호가 쓰레기로 심한 홍역을 앓고 있어 시민의식 제고를 위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안종서 대청댐 관리단장은 “부유물 중 비중이 높은 초목류는 열병합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하며 재활용이 가능해졌다”며 “하지만 생활쓰레기 저감대책으로 지천살리기 운동과 함께 행락철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 등 시민들의 협조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청호는 저수면적 72.8㎢, 호수길이 80㎞, 저수량 15억t으로 1980년 조성돼 대전·충남북의 식수와 생활용수·공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