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목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42)씨는 연일 계속되는 물가 인상에 적지 않은 생활고를 호소했다.
이씨는 “최근 식당의 밥값이 너무 비싸 평소 자주 연락하던 친구들 만나는 일도 꺼리게 된다”면서 “영화관람 등 문화생활과 백화점 쇼핑은 포기한지 오래다. 매월 30만원씩 나가는 주택 대출금 이자도 감당하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나긴 장마로 인한 식재료 가격 인상에 고유가와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서민들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서민과 직장인들은 외식을 줄이고, 불필요한 지출은 최대한 자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
주부 이모(37·서구 둔산동)씨는 “인근에 대형마트도 많지만 최근에는 재래시장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재래시장은 우선 인심이 좋고, 말만 잘하면 가격도 깎을 수 있어 좋다. 결국 30% 정도는 저렴하게 시장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재료 가격 인상으로 '1인당 점심값 1만원'시대가 되면서 일부 서민들은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또 오를 대로 오른 기름값도 서민들의 고충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14일 현재 대전지역 휘발유 판매가격은ℓ당 1937원대(전국 1932원대)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정유업계는 지난주 정유사의 할인정책 종료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단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유가와 식재료 인상으로 지역에서도 저렴한 주유소만을 찾아다니는 차량 운전자을 비롯해 관공서나 대학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 등 이른바 '알뜰족'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시청 내 구내식당의 경우 직원은 3000원, 일반인들은 3500원에 점심식사가 가능하다.
시는 구내식당 가격이 인근 식당 판매가격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최근 들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 셀프주유소를 찾는 서민들도 늘고 있는 분위기다. 유성구 노은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39)씨는 “셀프주유소를 이용하면 시세에 따라서ℓ당 약 50~100원 정도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서 “차에 기름을 가득 주유했을 때를 고려하면 5000원 이상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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