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각종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로 학력신장을 위한 학습지도보다는 차라리 잡무를 처리하겠다는 교사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14일 일선 초등학교들에 따르면 예전 같으면 교사마다 담임을 서로 맡으려고 나섰으나 요즘 들어서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6학년 담임의 경우 초등과정을 통틀어 제자를 배출한다는 기쁨 속에 담임을 맡고 싶어하는 교사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담임기피학년으로 전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양상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각종 평가시험 등에 따라 학교장으로부터 학력신장을 위한 학습지도 요구가 정도를 넘어서는가 하면 반별 경쟁을 부추기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대전의 A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교사를 맡고 있는 K 교사는 “학년초 담임을 맡기 싫어 교과전담을 강력히 희망했으나 교장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6학년 담임을 맡게 됐다”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K 교사는 또 “담임교사가 받는 학력신장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아느냐”며 “지난 12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학업성취도 관련 시험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전의 B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인 L 교사는 “6학년 담임들은 늘 바쁘고 이것저것 챙길 게 많아 퇴근도 늦게 하는 것 같다”며 “교무실에서 이들을 볼 때마다 괜히 미안해진다”고 겸연쩍어했다.
이러한 상황은 충남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충남 연기군의 초등학교 교사로 있는 K 씨는 교사들이 얼마만큼 담임을 맡기 싫어하는지를 고스란히 전했다.
K 교사는 “선생님마다 한결같이 내년에는 담임을 어떻게 하면 안 맡을지 고민하는 것 같다”며 “일부 선생님들은 담임을 맡지 않으려고 일부러 교장선생님의 미움을 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또한 “어쩔 수 없이 담임을 맡게 되더라도 6학년보다는 잡무가 많거나 저학년 담임을 선호한다”며 담임에 대한 고충을 대변했다.
교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들어 담임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변한 게 사실이다. 특히 초등 6학년 담임은 졸업 후 학교로 찾아오는 제자들을 반기는 마음에 서로 맡기를 희망했는데 이젠 제자도 옛말인 것 같다”고 변화상을 전하면서 안타까워했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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