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
첫째는 대전 시티즌 사장선임에 관한 것이다. 시민구단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전 시티즌은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선수들이 구속되고 감독과 사장이 퇴진하는 등 창단 이래 최대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심각한 도덕성과 신뢰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전 시티즌의 잘못된 관행과 구각을 탈피하고 새로운 비전과 발전전략을 수립하여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변혁적 리더십은 축구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며, 도덕성과 윤리성 측면에서 흠결이 없어야 한다. 이런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 선임된 대전 시티즌 사장은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염 시장은 신임 사장이 업무 추진력이 강하기 때문에 대전 시티즌을 쇄신할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변하였다. 전형적인 측근 인사이고 낙하산 인사에 불과할 뿐이다. 지역의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비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염 시장은 인사를 강행했다. 이것이 민간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말인가?
둘째는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된 문제다. 원래 염 시장은 전임 시장이 내세운 경전철의 순환형 노선을 폐기하고 지하·중전철·X자 노선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다 다시 이를 고가(高架)·경전철·순환형 노선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부족했으며, 정책변경의 자료로 제시되고 있는 용역보고서도 부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유노선과 건설방식, 그리고 차종에 대해 이견과 갈등이 노출되었다. 노선을 두고 대덕구 소외론이 제기되었고, 건설방식과 차종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도시 경관과 기술의 안정성을 들어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더구나 국철의 도시철도화가 가능하다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지금 2호선을 건설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반대 목소리에 대해 귀를 막고 대전시는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2호선은 말 그대로 순환선이기 때문에 그 성격에 맞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더구나 과학벨트가 신동과 둔곡 지구에 들어오게 된 상황에서 현재 노선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고가방식으로 건설했을 때 도시 미관을 해치고 인근 지역민들의 사생활 침해를 어떻게 예방할지 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자기부상 방식도 아직 기술적인 안정성 측면에서 대중교통 수단으로 적합한 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더구나 귀를 의심하게 만든 것은 “예타 신청 이후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사람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염 시장의 발언이다. 지극히 오만하고 독선적인 태도다. 대전시 정책에 대한 정당한 반대나 다른 의견을 유언비어로 폄훼하고 이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은 시민들을 무시하고 협박하는 것이다. 예타 신청 이후에 구성하기로 한 '도시철도건설추진위원회'라는 것도 사후약방문에 불과할 뿐 그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설득과 소통, 그리고 화합의 리더십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것이 염 시장이 말하는 민관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말인가?
염 시장 나름대로 시급하게 도시철도 2호선을 시작할 정치적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시철도 2호선은 1조7000억 원이 들어가는 대전의 백년대계 사업이다. 대전의 균형발전과 세종시, 과학벨트, 청주공항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경제성'만 따지는 것은 너무 미시적이다. 내년의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지금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서두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염 시장 스스로 약속한 민관 협치의 시대를 멋지게 펼쳐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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