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CNG 버스를 운행 중인 천안지역 3개 업체의 2003년식 버스 67대에 대한 합동점검을 벌여 연료통을 교체하지 않은 버스 5대에 대해 운행중지를 명령했다. 이 버스들은 폐차 예정이어서 연료통을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후되고 연료통의 안전이 의심스러운 버스가 버젓이 시민의 발 노릇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번 점검에선 밸브레버가 없는 버스도 적발됐다. 이래서야 불안해서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겠는가.
뒤늦게나마 충남도가 나머지 62대의 연료통을 모두 교체한 것은 사고 예방 차원에서 다행스럽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임을 감안해 충전 연료를 10% 감압하도록 조치한 것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일상점검이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밸브레버가 없는 버스가 운행됐다는 것은 무얼 말하는가. 또 작년 서울 사고 직후 일제 점검에서 51대가 부품 교체를 했었다. 그럼에도 이번 점검에서 또 문제가 발견된 것은 CNG 버스에 대한 관리가 여전히 소홀하다는 증거다. 관리와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CNG 버스는 '달리는 폭발물'이 될 수 있다. 일상점검을 맡은 버스업체의 안전의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안전불감증이다. 사고가 터지면 법석을 떨다가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느냐”며 묻어버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런 식이라면 대형사고는 언제든 생길 수밖에 없다. 자치단체와 버스업체는 물론 시·도민 모두가 안전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겠다. 충남도는 버스업체의 일상점검이 뿌리내릴 때까지 지도점검을 강화하기 바란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건 당연한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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